◎검찰,조사 불가피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지난해 대선직전 임채주(林采柱) 전 국세청장에게 격려전화를 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총재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게 됐다.
검찰은 이총재가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수고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일해달라」고 말한 부분을 단순한 격려 차원으로 보고 있지 않다. 특히 당시 이미 83억원 가량의 대선자금이 모금된 때였다는 점과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차장이 수시로 회성(會晟)씨를 만나 대선자금 모금을 논의하던 시기였다는 상황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같은 「정황증거」를 근거로 이총재 조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비치면서도 조사방침과 방법 등의 구체적 언급은 피하고 있다.
검찰관계자는 『이총재가 통화 경위를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국세청 불법모금 사실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도 『조사방법등은 수사진전 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회성씨가 지난해 11월 말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이전차장의 주선으로 임전청장을 만나 격려한 대목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들이 이총재의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직접증거는 되지 않는다는데 검찰의 고민이 있다. 이총재의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전화를 대선자금을 모으라는 「지시」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보충해야 할 증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핵심을 쥔 이전차장이 미국에 도피중인 점도 수사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 총풍사건처럼 정황론을 들어 이총재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이진동 기자>이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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