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선 출현” 숨막힌 7시간35분/17일 오후 11시15분無月光밤 해상감시 초병시야에 첫 포착/18일 오전 1시40분발각 낌새챈 간첩선 공해향해 필사도주/18일 오전 3시35분공군CN235機 F5機등 출동 공중엄호/18일 오전 6시50분함포40발·기관포3,500발 집중타 “상황끝”18일 전남 여수 앞바다 북한 간첩선 격침은 육·해·공군의 완벽한 입체작전이 이뤄낸 개가였다. 간첩선은 해안초병에 발각된뒤 경남 거제도 남방 공해상까지 100㎞나 도주하며 필사적으로 저항했으나 결국 7시간35분만에 해군함포의 집중사격을 받고 격침됐다.
■발견
북한 간첩선이 최초로 발견된 것은 17일 오후 11시15분께. 요즘은 달이 없는 무월광(無月光)시기여서 해안초소에는 경계강화지시가 내려진 상태였다. 야간열상관측기(TOD)로 해상을 감시하던 육군 임포소초 초병 김태완(金泰完·21) 이병의 시야에 전방 2㎞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5톤크기 선박 한척이 들어왔다. 날렵한 반잠수정 선체에 안테나와 해치 2개가 설치돼있고 탑승자 4명이 선실 안팎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감시경을 통해 확인됐다.
■초기대응
「간첩선」임을 직감한 김이병은 즉각 보고했고 곧이어 해군작전사령부와 육군 2군단 상황실에 비상이 발령됐다. 첫 보고후 15분만에 해군 경비정 2척이 출동, 발견해역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에 착수했다. 한때 자취를 감췄던 간첩선이 다시 임포소초 TOD에 포착된 것은 18일 오전 1시40분께. 발각됐다는 낌새를 챈 간첩선은 돌연 선수를 동남방으로 돌린뒤 필사적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추격전
군은 인근 지역의 전 육·해상 레이더를 간첩선의 예상도주로에 집중하고 오전2시10분께 조업중인 모든 어선에 대해 정선(停船)을 명하는 「선박경보」를 발령했다. 해군 고속정이 40∼50노트(70∼80㎞/h)의 고속으로 도주하는 간첩선을 뒤쫓는 동안 초계함 8척이 탈출로를 차단하는 등 인근해역 전역에 그물같은 경계망이 펼쳐졌다.
■교전
진해 해군기지에서 비상출동한 1,200톤급 해군초계함 「광명함」이 오전 4시48분 작전해역에 도착, 간첩선에 재차 정선을 요구했으나 간첩선은 이를 거부한채 사격을 가하며 달아났다. 오전 5시35분께 거제도 남방 100㎞ 해상까지 도주한 간첩선은 갑자기 5노트정도로 감속한 뒤 자동화기를 난사해대며 마지막 저항을 했다. 나포를 위해 접근하던 해군 고속정 선체에 7.62㎜총탄 수십발이 박혔다.
이에 앞서 오전 3시35분께 인근 비행단에서 이륙한 공군 CN235 조명기 3대가 오전 4시45분께 반잠수정을 발견, 조명탄 175발을 투하했다. 조명탄은 4∼5분동안 공중에서 연소하며 개당 180만촉광(촛불 180만개 밝기)의 불빛으로 해상을 대낮처럼 밝혔다. 또 기총과 2.7인치 로켓으로 무장한 F5F 전폭기도 출격, 공중엄호작전을 펼쳤다.
■격침
이미 예상도주로를 차단한채 기다리고 있던 해군초계함 「남원함」은 간첩선이 투항의사가 없음을 최종확인한뒤 오전 5시48분께 집중사격을 개시, 10여분간 76㎜함포 40발과 40㎜, 20㎜기관포 3,500여발을 쏟아부었다. 간첩선이 가라앉기 시작하자 남원함은 무장간첩의 수중탈출에 대비, 폭뢰 5발을 투하했다. 마침내 오전 6시50분께 간첩선이 수면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면서 밤을 새워 계속된 추격작전이 종료됐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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