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몰린 사고 피해자 판사가 교통신호 치밀 계산/“시간상 가해자 아니다 판결”경찰조사과정에서 가해자로 몰린 교통사고 피해자가 「황색신호 3초」에 착안한 담당 판사의 치밀한 계산으로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교회사무장인 정모(30)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송파구 잠실동 교차로에서 어이없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파란불을 확인하고 출발했는데 오른쪽에서 좌회전하던 택시와 충돌한 것. 정씨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경찰조서에는 정씨가 가해자였다. 검찰도 목격자 진술을 근거로 정씨가 일단정지선을 넘어서 정차했고 파란불로 바뀌기 전에 출발하다 사고를 냈다며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1심 재판부도 정씨의 유죄를 그대로 인정,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정씨는 바로 항소했고 항소심재판부는 「황색신호 3초」의 맹점을 찾아냈다. 서울지법 형사항소4부(재판장 김경종·金敬鍾 부장판사)는 16일 당시 사고지점의 신호체계상 논리적 모순을 발견하고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택시 운전사의 주장대로 좌회전 신호에 따라 시속 60㎞의 속력으로 교차로에 진입했다면 황색신호가 3초동안 계속되는 사고지점의 신호체계상 택시는 이미 50m이상 진행, 교차로를 빠져나갔어야 한다』며 『사고지점이 택시의 좌회전 정지선에서 32m 지점인 것으로 판단할 때 정씨가 아무리 정지선을 초과해 정차했고 급출발을 했다고 하더라도 충돌사고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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