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처리 난관에 ‘큰그림’ 다시 구상/2與 합당·3黨 합당 등 시나리오 솔솔국민회의와 청와대 등 여권내에서 정계개편론이 다시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법안처리가 어려운 파행상황이 전개되자 국민회의 의원들 사이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정계개편론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울 수도권의 상당수 야당의원들이 입당의사를 갖고 있는 만큼 지금 바로 영입하자』는 성급한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여권 핵심부에서 논의되는 정계개편론은 단순히 수적 우위의 확보에만 초점을 맞추고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구도의 전면적 개편, 정치행태의 일대 쇄신을 담보할 수 있는 「큰 그림」이 강구되고 있다. 내각제문제 등 정치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변수지만 여권 핵심부는 가능한 한 모든 경우의 수를 검토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실현가능성과는 별개로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합당론, 다당체제 형성후 3당합당론, 비호남 간판을 전제로 한 야당의원 대거영입론, 개별적인 야당의원 영입론 등 편차가 넓은 시나리오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대연합, 지역연합의 논리도 여전히 살아있다.
여권 핵심부는 특히 한나라당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여권은 한나라당이 현 구도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심상치않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비주류 중진들을 중심으로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리더십으로는 안된다』는 불신임론이 퍼지고 있는가 하면, 아예 분당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총재측도 내부 동요의 심각성을 인식, 비주류 일부 중진과 우호적 분위기를 형성하려 애쓰고 있으나 진통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정계개편의 명분과 단초가 무엇이 될 것이냐이다. 내각제가 명분이 될 경우 여권 핵심부와 자민련, 한나라당 내각제파가 묶일 수 있으며 국난극복을 위한 통치세력구축이 명분이 되면 다른 조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정계개편의 단초가 한나라당의 분열이냐 아니면 여권의 개편의지이냐에 따라 그 폭과 모양이 달라질 수 있다. 일단 한나라당에서 소규모라도 집단적 이탈이 있으면 그 이후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대개편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는 달리 여권이 인위적으로 야당의원들을 영입하게되면 소개편에 그칠 개연성이 크다. 아예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고, 아니면 현 구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겨울정국의 수면 아래가 아주 복잡할 것이라는 점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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