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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숙·장석주 등 원로·중견 시집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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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숙·장석주 등 원로·중견 시집 봇물

입력
1998.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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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시절 詩는 더욱 찬란히 꽃피누나한 해를 보내면서 묵직한 시인들의 시집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시기를 나름대로 정리하면서 그 극복의 힘을 찾아보려는 시인들의 마음이 읽힌다.

원로 조병화(77) 시인은 48번째 시집 「기다림은 아련히」(가야미디어 발행)를 냈다. 그가 올 한 해 동안 쓴 68편의 시를 묶었다. 파괴되어가는 환경과 그와 함께 말살돼가는 인간성을 우려하는 특유의 부드럽고도 날카로운 언어가 담겨있다. 「외로울 땐 나무 옆에 서 보아라/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 평생/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너의 외로움이 부끄러워지리」(「나무- 외로운 사람에게」부분).

예술원 회원인 홍윤숙(73)시인은 열세번째 시집 「조선의 꽃」(마을 발행)을 냈다. 「나는 할머니의 새끼이고 강아지였다/…할머니 손은/한 다발의 까실하고 보드라운 강아지풀이었다/추억이 그처럼 아픈 가시임을/몰랐었다」(「강아지풀」부분).「자연시초」라는 부제처럼 강아지꽃, 억새, 질경이부터 단풍, 신록, 바다 등 한 편 한 편에 자연과 그로부터 이끌어낸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40여 편의 시를 묶었다.

75년 등단한 뒤 스물네 권의 책을 쓴 장석주(43) 시인과, 89년 등단한 뒤 강렬하고 독특한 시 세계로 주목받은 박서원(38)씨도 각각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 기억 속의 빈 마음으로 사랑하는 당신」(세계사 발행)을 냈다. 장씨는 표제작에서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상처받는 일과 나쁜 소문/꿈이 깨어지는 것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으리라」고 노래한다. 박씨는 60여 편의 시를 통해 『사랑하면서 스스로의 세계를 넓혀가고 풍요롭게 만드는 여자의 생이란 유리창에 얼어붙은 성에를 녹이는 햇볕과 같은 존재』라며 사랑의 의미를 풀어놓고 있다.

한편 유안진(57) 문정희(51) 시인은 각각 시선집 「기쁜 이별」(오상 발행)과 「이 세상 모든 사랑은 무죄이다」(을파소 발행)를 냈다. 「기쁜 이별」은 유씨가 20대부터 지금까지 쓴 시들 중 80여편을 골라 묶었고, 「이 세상 …」은 문시인이 69년 등단 후 쓴 시들 중 사랑에 관한 시 77편을 엮은 것이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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