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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복제’ 시끌시끌/국내 실험 성공 각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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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복제’ 시끌시끌/국내 실험 성공 각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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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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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치료·장기이식 새章” “인간존엄 훼손·규제法 서둘러야” 경희대병원의 인간복제실험사실이 알려진 15일 인간복제 논란이 국내에서도 가열되기 시작했다. 유전자 재조합시험에 대한 규제조항을 신설한 생명공학육성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상태여서 입법을 서두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실험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이미 국내기술로도 인간복제가 가능한 사실이 입증됐는데도 굳이 실험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경희대병원은 그러나 『선택적 인간장기 복제를 위해 필요한 사전실험이었을뿐 인간복제가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학계·종교계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수의학과교수=형질전환된 동물을 대량복제하는 것은 난치병치료와 장기이식에 좋은 기술이지만 인간에 적용되면 인간의 존엄성, 개체의 독특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상업적으로 악용되면 자연계 전체가 교란될 수 있어 사회적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정희태(鄭熙泰) 강원대 수의학과교수=실험이 불임치료나 이식용 장기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일부 연구자들은 인간복제로 장기만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특정기능을 가진 조직으로 분화시키려는 과정에 어떤 위험성이 있을지 모른다. 이탈리아 프랑스등 일부 국가는 종교적 배경과 동물애호가들의 반대운동으로 동물 복제실험도 규제하고 있다.

▲백도웅(白道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부총무=의학 생명공학의 발전이 인류복지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가는데는 반대하지 않지만 지난해 2월 복제양 돌리를 개발한 영국연구진이 기독교 윤리학자들과의 깊은 대화를 통해 발전속도나 방향을 논의한 사실을 참고해야 한다.

▲오창익(吳昌翼) 한국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유전자공학이나 생명공학이 인간의 건강을 위해 제한적으로 선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경제원리가 지배하는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인간복제를 위한 연구는 영리추구수단으로 전락,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위험성이 크다.<서사봉·김희원 기자>

◎“무모한 탐구욕 즉각 중지하라”/환경시민단체 규탄집회

경실련 녹색연합등 9개 환경·사회단체로 구성된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은 15일 오후 1시 경희대 정문앞에서 「국내 인간배아 복제성공 규탄집회」를 열고 인간복제실험 중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무모한 과학적 탐구욕으로 인류미래를 위협하는 인간복제를 시도한 경희대병원과 방관한 정부당국을 규탄한다』며 『정부는 적절한 규제조치를 마련하고 과학자들은 무모한 인간복제실험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김동국 기자>

◎경희대 이보연 교수 인터뷰/“개인적으론 복제인간 출현 반대”

15일 오전 경희대병원 불임클리닉 이보연(李普淵·40) 교수실은 계속되는 항의전화로 어수선했다. 일부 병원은 『체세포 복제사실을 믿기 어렵다. 직접 시연해 보일 수 있느냐』며 항의했다. 이교수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파문이 확산될 줄은 몰랐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그는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에서 인간복제실험을 시작했다』며 『동물과 사람의 착상 및 임신단계는 다르지만, 동물 복제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할 경우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실험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7월 미 하와이대 야나기마치교수팀이 체세포핵 난자주입 방식으로 생쥐 복제에 성공한 이후 본격적인 인간복제실험을 준비했다. 11월중순부터 불임여성들에게서 채취한 10여개의 난자를 이용, 복제실험을 시작했다. 계속 실패한 끝에 이달초 30대여성의 난자에서 배아단계까지 세포분열이 이뤄지는 것을 확인했다. 4세포기 배아를 자궁에 착상했을 경우 정상 태아로 성장할 가능성은 20∼30%. 언제든지 인간복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86년 연세대의대를 졸업한 이씨는 93∼95년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산부인과에서 불임치료법을 연구하고 돌아왔다. 95년 5월부터 경희대병원 불임클리닉을 맡았고 지난해 2월 복제양 돌리의 성공소식을 들은뒤 인간복제실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씨는 그러나 『개인적으론 복제인간의 출현에 반대한다』며 『사회적 윤리적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뒤 인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고재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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