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재 “해임안 통과때까지 본회의 법안처리 저지”한나라당이 제출한 천용택(千容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해 개의한 14일 국회본회의가 여당의 불참에 따른 의결정족수 미달로 처리시한인 오후 3시10분을 넘기고 산회, 해임안 처리는 결국 「미수」에 그쳤다. 이에 발끈한 한나라당은 유회직후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해임건의안 재제출과 법안처리를 위한 국회본회의 보이콧을 결의, 국회파행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준규(朴浚圭) 국회의장의 개의선언후에도 여당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자 잇단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여당을 성토했다.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과거 어느 여당도 예정된 의사일정에 따라 열린 본회의에 불참하는 편법으로 안건을 자동 폐기시킨 적은 없었다』며 『민주주의를 국정지표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반(反)민주적 행동을 보일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또 『이렇게 무책임하게 국회를 운영하는 정권의 내각은 총사퇴하고 대통령도 중대 결단을 내려야 한다』(서훈·徐勳 의원) 『공동여당의 불참은 건의안 표결시 국민회의 일부, 자민련 상당수 의원의 반란표가 겁이 났기 때문』(안택수·安澤秀 의원)이라는 「메아리없는 외침」이 줄을 이었다.
○…본회의에 앞서 여야3당은 의총을 소집, 각기 본회의 불참과 건의안 처리 당론을 재확인했다. 국민회의 의총에서 정동영(鄭東泳) 의원은 『판문점 내통사건은 구정권에서 발생한 일인만큼 국방장관 해임요구 등 야당의 쟁점화시도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3정을 문란케 한 쪽은 야당인데 우리가 겁낼 게 무엇이 있느냐』며 표결참여를 제안하기도 했다. 자민련은 정치개혁 토론회를 진행하며 아예 「딴전」을 피웠다.
한편 해임안 표결이 무산된 직후 열린 한나라당 의총에서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상임위 참여, 본회의 법안심의 거부」 당론을 확인한후 『정치사정과 세풍·총풍사건등 당내외적 문제를 조만간 해결하지 못하면 당이 깨진다. 당이 살기 위해서는 뒤에서 손가락질하고 냉소하기 보다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고민하자』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 『지도부 지침이나 원내대책 부족에 대해 사과한다. 동생이 구속된 지금 나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어 오히려 홀가분하다. 검찰이 나를 부르면 수사를 받고 구속하면 감옥에 갈 것이다』고 결연한 심경을 밝힌뒤 『본회의에서 천장관 해임건의안이 통과될 때까지 단상을 점거해서라도 법안처리를 막아달라』고 주문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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