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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적대조항 삭제 결의/클린턴 첫 가자지구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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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이’ 적대조항 삭제 결의/클린턴 첫 가자지구 방문

입력
1998.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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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네탄야후­아라파트/국경서 정상회담 갖기로【예루살렘 외신=종합】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4일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를 방문한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입회하에 팔레스타인 민족평의회(PNC)가 팔레스타인 헌장의 반(反)이스라엘 조항 삭제를 결의했다.

PNC 대의원들은 기립, 거수표시에 의한 만장일치로 팔레스타인 민족헌장의 반 이스라엘 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클린턴 대통령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밤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국경의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최종 지위협상을 위한 정상회담을 갖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은 이날 PNC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헌장내 이스라엘 적대조항의 삭제가 가자지구내 이스라엘군의 2차 철수 및 중동평화 구축을 위한 선결사항임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측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은 가자국제공항에 도착, 아라파트의 영접을 받은 뒤 『미국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관용과 자유, 번영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클린턴은 또 가자시티의 해변휴양지에서 아라파트와 오찬을 가진 뒤 연설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의 땅에서 자신의 운명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는 한편 『이스라엘과의 화해가 평화를 정착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곳곳 성조기 방문환영

○…클린턴이 헬리콥터로 방문한 요르단강 서안의 가자지구 곳곳에는 미 성조기와 클린턴 및 아라파트의 사진을 내걸고 역사적인 미대통령의 방문을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이스라엘의 협정 위반에 반발, 가자 시내 중심가에 텐트를 설치하고 단식투쟁중이던 팔레스타인인 70명도 단식을 잠정 중단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일각에서는 클린턴의 방문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 특히 가지지구 내 난민수용소 입주자 대부분은 클린턴의 방문목적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온주의자와 미국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며 비난했다.

○‘탄핵안’ 충격 실수연발

○…클린턴은 13일 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가 초청한 공식 만찬식장에서 미하원법사위가 상정한 탄핵 발의안에 마음이 뺏긴 듯 수차례 실수를 연발했고 멍한 표정이었다. 네탄야후가 건배를 제의했을 때도 혼자 다른 행동을 하는 등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 확연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 부부는 13일 이츠하크 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의 묘역을 방문, 지난 중동 평화협정이 체결된 미 메릴랜드주 와이리버에서 가져온 돌을 그의 묘지위에 올려놓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클린턴 가자지구 왜 갔나/비틀대는 ‘중동평화협정 이행’ 분위기 반전/‘팔’ 지위협상 조속개시 의도

14일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역사적인 가자 지구 방문의 일차 목적은 최근 또다시 파국에 빠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와이리버 협정」을 되살리는 것이다. 이날 팔레스타인 민족평의회(PNC)가 클린턴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헌장의 반(反)이스라엘 조항 공식 삭제를 결의함으로써 일단 분위기 반전의 계기는 마련됐다.

10월 체결된 와이리버 협정에 따라 18일로 예정된 2차 추가철군을 앞두고 이스라엘측은 ▲PNC회의를 통한 반 이스라엘 조항의 공식 삭제 ▲99년 5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계획의 포기 ▲이스라엘 점령지 내 폭력사태의 중단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클린턴은 이 가운데 팔레스타인측이 PNC공식표결을 통해 반 이스라엘조항의 삭제를 결정했고, 폭력시위에 대한 반대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있는 이상 철군 등 협정의 추가 이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뚜렷한 접점없이 양측간 설전이 되풀이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 계획이다.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는 13일 클린턴과의 회담 후 『팔레스타인이 99년 5월 독립국가 창설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한 1인치의 땅도 팔레스타인측에 넘겨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정부 수반 역시 93년의 오슬로협정에 따른 평화회담 종결 시한에 따라 독립국 창설계획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양측의 이같은 대립을 협상 국면으로 돌리기 위해 중동평화회담의 최종 단계가 될 팔레스타인 최종 지위협상을 조속히 개시한다는 복안이다.

따라서 가자·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 열릴 클린턴·네탄야후·아라파트의 3자 정상회담에서 최대 현안은 당연히 이 문제가 될 것이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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