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폭등하고 있다. 어제는 조금 내리기는 했지만,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치솟는가 하면 고객예탁금이 하루 5,000억원씩 몰려들고 있다. 오랜만의 활황장세다. 현 상황에서 주가상승은 반가운 일이다. IMF체제로 소득이 감소한 개인은 차익을 올릴 수 있고, 기업과 금융기관은 시급한 구조조정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소득과 투자가 늘면 일자리도 생긴다. 또 침울한 사회 분위기를 쇄신하는 역할도 한다. 정부 고위당국자가 『주가가 많이 오르면 경제현안문제도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듯이 주가상승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이번 주가폭등은 돈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대량실업으로 인해 목돈(퇴직금)을 쥔 개인들은 늘었지만 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진데다 부동산은 아직 기지개를 켜지 않고 있다. 또 러시아등에서 큰 손해를 본 해외자금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
주가는 그동안 너무 낮은 수준이어서 오르기는 해야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데 문제가 있다. 무조건 몰려드는 「개미군단」을 보면 마치 한창때의 부동산 투기와 비슷하다. 냄비증시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줘 쉽게 거품이 터질 우려도 있다.
주가는 마냥 오를 수만은 없다. 조정기를 거쳐야 하는데 실물경제가 뒷받침 되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큰 폭으로 요동쳐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속출하게 된다. 최근 주식시장에는 퇴직금이나 예금등 알토란 같은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다. 주가가 급락하면 피해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에서 이번 활황이 거품이 안되게 해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및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마무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정부는 실효성있는 금리 환율정책등으로 이를 받쳐줘야 한다. 정부가 밝힌대로 은행 대출금리를 내년 상반기까지 9%대로 하락 유도해야 한다. 또 현재 원화가 고평가되고 있다는 재계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본 엔화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환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공기업 상장등 증시 물량조절에 신경을 써 모처럼 도래한 활황세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금융장세이기 때문에 자금의 성격이 불안정하다. 특히 해외단기 투기성 자금은 언제든지 치고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주가상승에 따른 과실은 외국인이 독차지하게 된다. 이에 대비한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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