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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중위 살해범은 2명 이상”/충격 敵과의 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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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중위 살해범은 2명 이상”/충격 敵과의 내통

입력
1998.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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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척씨 “아들 노트에 소대원의 협박 메모”/필체 金 중사 아닌 제3의 소대원것 추정김훈(金勳·25) 중위를 살해한 범인은 최소한 2명 이상이라는 주장이 유족에 의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타살설을 제기해온 김중위의 아버지 김척(金拓·55·예비역 육군중장)씨는 10일 서울 용산구 캐피탈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아들은 한명이 아닌 2∼3명의 공범에게 살해된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아들이 갖고있던 노트에 사망직전 소대원이 쓴 것으로 보이는 협박성 메모가 있다』는 사실을 들고 이 노트를 제시했다.

김씨가 사망전까지 자신의 일상생활과 단상 등을 적어놓은 이 노트에는 군데군데 「총기은닉」 「구타」 「음주문제」 등의 메모가 있어 김중위가 평소 소대내 부조리로 고민해왔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망일(2월24일) 직전인 2월20일이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에는 「Honor is my Life (명예는 나의 삶)」라는 문구 옆에 다른 사람의 필체로 「너, 비리를 덮어둘 수는 없는 거지」라는 메모가 쓰여있었다.

유족들은 이 메모가 김중위의 필체가 아닌 점을 중시, 그동안 김중위의 소대원 20여명에게서 받은 진술서를 토대로 필체대조작업을 벌여왔으며 이 결과 소대원 중 한명의 필체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메모의 필체는 구속된 김모(28)중사의 것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중위는 2월10∼13일 외박을 나와 가족에게 『김중사를 포함한 일부 소대원들과 소대운영 등을 놓고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씨는 『북한군 접촉을 비롯, 총기은닉, 음주사고 등 소대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할 것을 두려워한 일부 소대원들이 메모를 남기는 등 협박까지 가했는데도 소대장의 태도가 완강하자 조직적으로 살해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판과정에서 필체 전문가 등을 동원,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미국 뉴욕에 있는 재미 법의학자 루이스 노(한국명 노여수) 박사도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중위는 살해된 것이 분명하며 살해범은 두사람』이라고 같은 견해를 밝혔다.

노박사는 『현장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한명이 김중위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쳐 쓰러뜨린 뒤 함께 있던 또다른 한명이 김중위를 향해 권총을 쏘았다』며 『김중위의 머리위에 난 지름 6㎝ 크기의 혈종 등 각종 정황증거로 보아 범인은 두명이 틀림없다』고 단정했다.<뉴욕=윤석민·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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