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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敵과의 내통­구멍뚫린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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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敵과의 내통­구멍뚫린 최전선

입력
199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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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상징 판문점 “이지경까지…”/金 중사 주 1∼3차례 北 엄호까지 받으며 월경/인삼주·외제의약품 등 선물받아 소대원에 배분/약점잡힌 일부 사병 북한군 협박에 시달리기도국가 안보의 상징적 보루인 판문점내 최전방지역까지 구멍이 뚫렸다.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에서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주적(主敵)인 북한군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군 하사관 등이 북한군과 「내통」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군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구속된 JSA경비소대 부소대장 김모(29) 중사는 북한 지역을 수시로 넘나들며 「대접」을 받았고 올 봄 전역한 오모병장은 1,000만원상당의 롤렉스시계까지 받았다.

「판문점사건」에 대해 국방부와 합참 등 군수뇌부는 『기강이 무너져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엉망일 수 있느냐』고 개탄하며 『더이상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군수사당국은 『아직 김중사등이 북한 적공조에 포섭돼 이적행위를 한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단순접촉」, 또는 「군기문란 행위」 정도로 애써 사안의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전역병의 증언과 국회 국방위 「김훈 중위사망사고 진상조사소위」는 김중사가 적과 내통, 군 정보까지도 넘겨주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에 따르면 김중사는 매주 1∼3차례 북한병사의 엄호까지 받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적초소에서 2∼3시간씩 머물다 용성흑맥주 인삼주 외제의약품 등의 선물을 받아와 소대원들에게 배분해 주었다. 이 과정에서 소대원들은 처벌을 우려, 침묵으로 일관했으며 심지어 일부 사병들은 「약점」을 잡은 북한군으로부터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귀순한 이 지역 북한군경비병 변용관(26) 상위가 『한국군 42명과 접촉했으나 포섭공작의 성과가 부실, 지독한 체벌을 견디지 못해 귀순했다』고 한 진술은 북한군의 공작에 우리측 경비병들이 거의 무방비로 노출돼 왔음을 입증하고 있다.

더구나 최전방에서 이같은 상식밖의 접촉과 이적행위가 버젓이 자행돼 왔는데도 군 지휘부나 수사당국이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게 하고 있다. 이 부대 출신자들이 『북한군과의 접촉은 일상화한 일』이라고 한결같이 진술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적어도 소대장, 중대장 등 현장지휘관과 기무부대에서는 이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한번도 표면화한 적이 없다. 이에 대해 군 지휘부와 기무사 관계자 등은 이 지역이 유엔사관할을 받는 「치외법권」 구역이어서 감독의 사각지대라고 「변명」하고 있다.

한편 김중사가 김훈중위가 숨지기 직전인 2월16일에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군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김중위의 사망이 어떤 형태로는 「적과의 내통」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말로 최전방 지휘관이 적의 지령을 받은 부하 「공작원」에게 희생됐다면 그 파장의 크기는 예측하기 어렵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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