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란에 비난받은 신현림 “자기선전에 이용말라” 반격/함정임 등의 이인화 비판에 김탁환은 옹호론으로 맞서문단에 오랜만에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시집 「세기말 블루스」로 잘 알려진 시인 신현림씨는 최근 발간된 월간 「베스트셀러」 12월호에 「문학적 비난은 자기 선전이다」는 글을 실었다. 부제 「시인 평론가 김정란 씨의 나의 작품 매도와 인격모독에 대하여」에서 알 수 있듯 김정란씨가 11월초 한 신문에 기고한 컬럼 「문학을 가볍게 보지 말라」에서 자신에 관해 쓴 부분을 반박한 내용이다. 김씨 글의 원문은 이렇다. 「문학적으로 딱한 수준인 ㅅ시인의 시초차 너무 어려워 골머리를 앓는 정도의 문학적 식견을 가진 기자…」. 김씨의 글은 당초 한 월간지기자가 90년대 대표적 젊은 작가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비판한 것. 여기서 이 ㅅ시인으로 지칭된 신씨는 『남의 작품이 딱한 수준이라 모독할 만큼 자신의 시와 평론은 딱한 수준은 아닌지 스스로 반성은 해보셨는가』고 말했다. 그는 김씨가 『시의 본격적 비판은 선반에 올려두고 쓸데없이 남을 모독한다』며 『이러한 말의 폭력은 김정란 씨가 자신의 정신적 욕구를 대리만족의 수단으로 비평에 이용한다는 기분을 들게 한다』고 쏘아붙였다.
또 소설가이자 평론가로 활동중인 김탁환씨는 계간 「작가세계」겨울호에 발표한 「작품의 공정한 평가를 위하여 - 초원의 향기(이인화 장편소설)를 바르게 읽기」를 통해 논란많은 소설가 이인화씨의 글쓰기를 변호하고 나섰다. 이씨는 최근 함정임씨의 장편소설 「행복」에서 「마석철」이라는 비인격적이고 이기적인 인물로 묘사됐다. 이씨는 또 진중권씨가 쓴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에서 우익·보수주의자의 전형으로 집중공격당하기도 했다. 김씨는 함씨와 진씨를 거꾸로 비판하며 『나는 이인화를 지키고 싶다』며 그것은 『투사같은 글쓰기를 하는 그의 문장을 사랑해서이며, 우익이고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에 비판받을 수는 있지만 비아냥의 대상이 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글은 본격 토론이나 평문의 수준은 아니어서 아쉬움을 남기기는 하지만, 문학판에 모처럼 활발한 대화의 실마리는 줄 수 있을 것 같다. 한 사회학자는 『문학의 장은 문단권력을 장악하고자 하는 문학동인 세력들의 권력투쟁의 장』이며 이런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90년대 문학은 『결코 우울한 풍경이 아니다』고 최근 한 문예계간지에서 말했지만, 이런 투쟁이 우리 문학에 생산적으로 기여할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이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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