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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의외로 어렵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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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의외로 어렵지 않네

입력
1998.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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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얻는 철학여행·현대철학과 굴뚝청소 등/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서적 잇달아현대인들은 철학을 어렵게 생각한다. 실제로 대단히 난해하다. 그래서 사람들과 유리돼 있다. 지나치게 현학적인 철학자들의 말은 「개뼈다귀 소리」쯤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철학은 사람들과 분리될 수 없는 일상적 생활이며 삶이다. 철학은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극히 자연스러운 인간의 행위이다.

도서출판 새날의 「지혜를 얻는 철학여행」과 고려대출판부의 「철학이야기」, 새길의 「현대철학과 굴뚝청소 1·2」등은 어려워진 철학과 그 철학에 등을 돌린 일반인들과의 화해를 권유하는 책들이다. 쉬우면서도 재미있게 씌어진 이 책들은 우리들 가슴 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삶의 지혜에 대한 희미한 갈망을 새롭게 자극하고 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안재훈씨가 쓴 「지혜를 얻는…」은 철학의 역사 2,500년을 더듬은 책이다. 신(神) 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사고의 전환을 시도한 탈레스에서부터 생활 속의 철학을 설파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근세철학의 기초를 세운 합리론의 데카르트와 경험론의 베이컨, 이들을 조화시킨 칸트와 헤겔, 그리고 다양한 사조의 현대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공자와 맹자등 동양철학과 이황 이이 정약용등 한국의 철학사상도 소개한 이 책은 철학사의 흐름을 잘 요약하고 있다.

미국철학자 W. 뒤란트의 「철학이야기」는 미국에서 출판되자 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고전격인 철학입문서. 철학을 일부 철학자의 먼지낀 서재에서 해방시켜 대중에게 되돌려 주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책은 단순한 철학사가 아니라 주요 철학자들의 입을 빌려 쓴 뒤란트 자신의 인생론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근엄하고 세상에 초연한 철학자들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와 어깨를 겨누고 고요한 숲 속에서 다정하게 인생을 논하는 듯한 그런 책이다.

일본에서 철학의 대중화작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고사카 슈헤이(小阪修平)의 「현대철학과 굴뚝청소 1·2」는 앞의 책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룬 현대철학에 초점을 맞춘 책. 특히 60년대를 휩쓴 소쉬르와 레비 스트로스등의 구조주의와 데리다, 들뢰즈, 가타리, 롤랑 바르트, 푸코등으로 대표되는 후기 구조주의철학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자유 이성 역사의 발전 등으로 표현되는 종래의 인간중심적 사고를 거부하는 상대주의의 관점에서 21세기 철학의 전망과 과제를 살피기도 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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