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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들 재정난 ‘SOS’/브렌트油 한때 9.9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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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들 재정난 ‘SOS’/브렌트油 한때 9.9弗

입력
1998.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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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달러 떵떵”은 옛말/이란은 IMF에 구제요청/사우디도 UAE에 손벌려/베네수엘라는 정권교체도한때 오일 달러로 떵떵거리던 산유 부국들이 이제는 바닥을 치는 기름값 때문에 심각한 경제 위기에 봉착했다. 일부 국가는 당장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려야 할 처지다. IMF는 국제 유가가 끝없는 추락행진을 계속하다 배럴당 10달러 이하까지 거래되자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에 이어 중동국가들이 금융위기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가장 심각한 국가는 이란. 국가재정의 80% 가량을 석유수출에 의존하는 이란은 이미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을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수출국 사우디 아라비아도 IMF까진 안갔지만 사정은 마찬가지. 올 한해 재정적자만도 국내총생산(GDP)의 11%선인 150억달러에 달한다. 때문에 아랍 에미리트에 50억달러의 긴급 차관을 요청하는 한편 73년 이래 처음으로 석유산업을 외국에 개방했다.

인도네시아는 유가하락으로 재정난이 더욱 심화하자 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OPEC의 하루 석유수출쿼터(128만배럴)를 준수할 경우 경제 회생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석유수출 대국인 러시아가 대외채무지불유예를 선언하기에 이른 데도 저유가가 주요한 요인이었다. 중동을 제외하곤 최대 매장량을 갖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기름값 때문에 아예 정권이 뒤바뀐 경우.

이번 대선에서 좌파연합의 우고 차베스 후보가 승리한 것은 유가 하락으로 외채상환의 부담이 가중되는 등 경제압박이 계속되자 국민들이 보수층의 우파후보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차베스도 국제 유가를 의식, 감산 공약을 내세웠지만 지켜질 지는 의문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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