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동교동계의 맏형인 권노갑(權魯甲) 부총재가 일본 체류에 마침표를 찍고 연말 귀국한다. 권부총재는 조용히 귀국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정치권의 시선은 민감하기 만하다. 특히 여권의 중진그룹은 권부총재 귀국시 동교동계의 행동반경이나 역할이 달라지지 않을까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이런 시선을 의식한 듯, 권부총재는 가급적 무념무상의 언행을 하고 있다. 그를 만난 국민회의 의원이나 주변인사들은 한결같이 『권부총재가 의도적으로 정치얘기를 삼가더라』고 전한다. 게이오(慶應)대학 객원연구원으로 연구실에서 책을 읽거나 내년 2,3월에 출간할 자전적 정치비사를 준비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후문이다.
권부총재는 『나는 아무 일도 안하겠다』는 평소의 말대로 귀국후 정치에 초연한 행보를 하겠다고 작심했다고 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정권교체의 공신이지만, 지금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부담을 준다는 게 권부총재의 판단인 것이다. 그러나 그의 귀국은 그 자체만으로도 여권내 역학구도에 은근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선 동교동계 인사들이 권부총재를 문안인사차 찾을 것이고 자연히 내각제나 정계개편이 얽힐 내년 정국을 화제에 올릴게 분명하다. 이 와중에서 그동안 움직임을 자제해온 동교동계가 다시 권부총재를 「보이지않는 중심」으로 삼아 정국변화에 대비할 개연성은 높다. 당 안팎에서는 『동교동계의 대외적 대표자를 한화갑(韓和甲) 총무가 맡고 권부총재는 병풍 역할을 하지않겠느냐』는 역할분담론이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당과 청와대, 정부에서 주요한 포스트를 차지하고 있는 「신주류」인사들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한 중진의원은 『권부총재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한다』고 미리 선을 그었다. 이처럼 주변의 시선이 민감하기에 일각에서는 귀국을 내년초로 미루자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교동계 의원이나 측근들은 『지금까지 근신할 만큼 했으니 귀국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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