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슬픔을 위로한다. 바리톤 토마스 크바스토프가 노래하는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가 그렇다. 「겨울나그네」는 쓸쓸하다. 실연당한 젊은이가 세상의 모든 기쁨과 이별하고 황량한 겨울풍경 속으로 떠난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비통한 정열에 시달리며, 끝내 절망 속으로.크바스토프의 부드럽고 그윽한 음성은 눈물젖은 얼굴을 감싸는 따뜻한 손길같다. 지성으로 단련된 우아하고 깊이있는 해석, 풍부한 표현이 귀를 매료시킨다. 아끼면서 듣고 싶은 음반이다.
그는 장애인이다. 50년대 말부터 60년대초 세계를 휩쓴 진정제 탈리도마이드의 부작용으로 팔다리 없이 태어나 몸통에 손발만 붙어 있다. 성악가로는 치명적인 신체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노래는 너무나 아름다워 장애를 거론하기가 무색하다. 종교음악과 독일가곡에 주력하는 그는 독일 데트몰트음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BMG. (02)3420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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