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國債 첫 등급 부여/한국경제 긍정시각 표시/외화國債·민간채권도 투자적격 가능성 예고국제통화기금(IMF)체제 직후 우리나라 외화표시 신용등급을 6단계나 떨어뜨렸던 무디스사가 4일 원화표시국채에 투자적격 판정을 내렸다. 그것도 외화표시채권 등급보다 3단계나 높은 「Baa1」로 정크본드를 벗어났다. 원화표시채권에 대해서는 그동안 등급이 없었고 이번이 첫 판정이므로 상향조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부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이다. 그만큼 국가신용등급의 상향조정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화표시 신용등급이 외채상환등 주로 대외지급능력·외환사정에 대한 평가라면 원화표시 국채등급은 한국경제에 대한 평가에 치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무디스가 아직 한국경제에 「완전 회복」 판정을 내리지는 않고 있지만 한국경제가 위기로부터 회복, 정크수준을 벗어날 것이라는 「신뢰」만큼은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준 셈이다.
■무디스 평가의 의미
무디스가 원화표시 국채에 대해 신용등급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디스는 9월초 원화표시 국채에 대해 외화표시채권(Ba1·투자부적격 수준)보다 1단계 높은 「Baa3」을 부여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했다가 이번에 최종적으로 이보다 2단계 높은 「Baa1」을 부여했다.
이는 앞서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2월 원화표시 국채 등급을 「BBB―」에서 「BBB+」로 2단계 상향조정한 것과 비교하더라도 조정폭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평가는 내년 4월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판정으로 회사채 등 민간이 발행한 원화표시채권까지도 투자적격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재경부는 보고 있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들의 외자유치 노력에도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등급 언제 상향조정될까
무디스가 이런 평가를 내리기까지는 이규성(李揆成)재경부장관 등의 항의에 가까운 설득작업도 한몫 했다. 무디스는 9월까지만 해도 『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가 정부추산보다 훨씬 크며,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경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었다. 최근 IMF 등 국제금융기구들이 한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외화표시 신용등급의 상향조정은 그리 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 시기는 외환사정이 얼마나 빨리 개선되느냐에 달려있다는 게 재경부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올 3월 만기연장된 단기외채의 상당부분이 내년 2월 재연장되느냐, 또한 외환보유액이 증가추세이긴 하지만 IMF 차입금 상환 등에도 불구하고 자립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창 빠른 템포로 진행중인 재벌구조조정의 성공여부도 중요 변수이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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