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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시대 정가(뒤집어 읽는 정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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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시대 정가(뒤집어 읽는 정치이야기)

입력
1998.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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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타는 의원,전기세 밀린 당사/호텔 드나들며 여전히 ‘고급 식사’/기탁금 끊긴 黨은 직원 월급도 못줘『우리에게 돈을 달라』

요즘 정치권에서 외치는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정당, 의원 가릴 것도 없다. 공인된 「앵벌이」인 후원회가 러시를 이루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이다.

그러면 IMF시대를 사는 의원들과 정당들의 생활과 씀씀이는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대부분의 의원들은 여전히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있고 애용하는 식당도 소위 「텐 텐(부가세 10%, 서비스료 10%)」이 붙는 고급이 주류다. 정당인들의 모임, 회의 장소로는 호텔이 각광을 받고 있다. 『돈도 제대로 안 쓰는 의원은 물러가라』는 민원이 발생했다는 지역구는 들어 본 일이 없고 『IMF자금난에 시달리다 못해 파산을 선언했다』는 의원이 있다는 얘기도 들려오지 않는다. 유급 참모조직과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여야 중진들이 『도저히 살림을 유지할 수 없다』며 후원회를 열기도 한다. 『나는 이번에 몇 억을 모았다』고 자랑하는 의원(특히 여당)들은 더러 있지만 이들이 어려운 중앙당에 일부라도 기탁했다는 「미담」은 찾아볼 수 없다.

정당은 더욱 가관. 국민회의 자민련 한나라당 3당의 순수 자체수입은 당원들이 내는 당비뿐이다. 국고보조금과 후원금을 수입이라고 주장하지만 전자는 국민 세금이고 후자는 남에게 손을 벌린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 당 전체 수입중 당비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민회의 5.5%, 자민련 23%, 한나라당 8.9%에 불과하다. 당비를 낸 당원은 국민회의 0.5% 자민련 0.03% 한나라당 0.6%뿐.

이에비해 국민회의는 247명의 직원 월급 4억원을 포함해 20여억원, 자민련은 150명 직원월급등에 2억5,000여만원, 한나라당은 6억원의 인건비등 14억원정도를 매달 고정지출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살림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직원 월급도 못줬고 전기·전화료 국민연금지원액등 1억7,000여만원의 공과금이 밀려있다고 한다. 자민련은 지난 달 연리 25%의 고리에 사채 5억원을 꾼 상태. 그렇지만 어느 정당도 조직 슬림화등 비용 절감방안을 명쾌하게 내놓지 못한채 남에게 손을 벌릴 궁리만 하고 있다.

역시 정치권은 뒤집어 보면 뒤집어 볼 수록 골치아픈 동네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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