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실리콘밸리는 많은 사람들의 견학 코스가 됐다. 정부 기관의 관료들이나 국회의원들은 물론이고 각계 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실리콘밸리를 배우러 샌프란시스코로 향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일년간 실리콘밸리를 찾는 사람들은 연인원으로 수천명에 이를 것이다. 현지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상담을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는 사람들을 제외하더라도 수백명은 넘어선다.처음 실리콘밸리를 찾는 사람들의 고민은 한결같다. 어디를 갈것인가의 문제다. 빙산의 일각 뒤에 숨겨진, 거대한 실리콘밸리 시스템의 엔진을 볼 수 있는 곳을 찾는다. 대부분 실리콘밸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벤처 캐피털 회사를 찾고 싶어하며 실리콘밸리의 오늘이 있기까지 터전을 닦은 휴렛팩커드(HP)나 인텔과 같은 회사를 보고 싶어 한다.
전세계 벤처 기업들의 실리콘밸리 진출을 돕기 위해 설립된 창업 지원 센터인 IBI나 정통부에서 실리콘밸리에 세운 KSI도 꼭 들러 보아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실리콘밸리의 두뇌 역할을 하는 스탠퍼드 대학도 빼놓을 수 없다. 실리콘밸리의 잘 나가는 신생 기업에서 고성장의 비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최근에 새너제이에 설립된 테크 박물관도 새로운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의 방문객을 환영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데 있다. 그 쪽의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이 단순히 실리콘밸리의 투자 시스템을 설명해주기 위해 금쪽같은 시간을 내지는 않는다. 공공의 성격을 띄는 IBI도 처음에는 열심히 한국의 방문객들을 만나 주었지만 워낙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꺼리는 눈치가 역력하다. 실리콘밸리의 한국인들도 우리나라의 방문객을 맞는 반가움 이면에는 손해보는 시간에 대한 셈이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변화의 정점에 선 우리에게 실리콘밸리는 분명 많은 시사점을 담고 있다. 교과서는 아닐 지라도 참고서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해낸다.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실리콘밸리와의 정보 가교가 필요한 때이다.<이지선 드림 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지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