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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쉬는 신정’ 대혼란/“한달앞 졸속결정” 반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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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쉬는 신정’ 대혼란/“한달앞 졸속결정” 반발 거세

입력
1998.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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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호텔 등 예약취소사태… 달력업계 망연자실정부가 새해를 코앞에 두고 돌연 신정휴일을 하루로 축소, 발표하는 바람에 사회전반에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당초 내년 신정휴일은 1, 2일 연휴에 3일이 일요일인 사흘간의 황금연휴. 이때문에 오랜만의 대목을 기대하고 준비해온 여행업계와 철도청, 항공사, 호텔 등에는 2일 예약취소사태가 빚어지는가하면, 이미 대부분의 제품을 출시한 달력 및 다이어리 제작업계는 아예 손을 놓은채 망연자실해 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들도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그것도 수십년간 이어진 관행을 한달도 채 안남긴 시점에서 여론수렴 절차없이 바꾸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부터 신정연휴 동남아여행상품(3박4일)을 개발, 고객을 모집해온 H여행사 김진국(金鎭國·30)씨는 이날 『100여개의 예약팀을 확보했는데 오늘 하루동안 30여팀이 예약을 취소하거나 유보를 요청해왔다』고 말했으며, S항공여행사 관계자도 『내달 1∼3일 2박3일 제주여행상품 예약자 70명 가운데 20명이 오전에 취소통보를 해왔다』고 허탈해했다.

1월1일 서울발과 1월3일 서울행 국내·외 여객기편 예약이 일찌감치 완료됐던 항공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말부터 신정연휴편 예약문의가 줄을 이었던 철도도 이날부터 전화가 뚝 끊겼다. 주부 정순례(鄭順禮·38·경기 고양시 일산구)씨는 『신정연휴에 가족과 함께 시댁에 갈 계획이었는데 공무원인 남편이 못쉬게 돼 열차표를 반환해야 할 판』이라고 난감해했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 달력, 다이어리 제작업계는 거의 초상집 분위기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J문화사 최석환(崔石煥·38) 영업실장은 『내년도 달력 주문량의 95%가량을 이미 제작, 이 가운데 상당부분은 벌써 납품까지 끝냈다』며 『600만부에 이르는 달력에다 일일이 스티커를 붙여 수정할 수도 없는 실정이어서 클레임이 들어올 경우 업체들이 줄줄이 연쇄도산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PC통신 등에도 정부의 졸속결정에 대한 성토가 쇄도했다. 천리안의 한 통신인(ID:러브미)은 『연휴에 맞춰 1월2일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하고 청첩장까지 주문했는데 웬 날벼락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참여연대 김민영(金旻盈) 사무국장은 『국민들의 실생활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 뻔한 사안을 아무렇지도 않게 결정해버리는 그 의식이 놀랍다』며 『이번 결정은 우리나라의 행정수준이 얼마나 낙후돼 있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라고 주장했다.<최윤필·손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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