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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꿈꾸는 ‘청록파 화가’/박영하 호주활동 좋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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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꿈꾸는 ‘청록파 화가’/박영하 호주활동 좋은 반응

입력
1998.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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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재료 이용한 명상적 작품/선친 박두진시인의 삶 닮아경기 안성시 금광면의 작업실에 묻혀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박영하(朴永夏·44)씨. 호주에서 그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시드니 애난데일 갤러리, 멜버른 찰스노드럼 갤러리 등의 전속및 관리작가로 활동중인 그는 9월에 열린 시드니 아트페어에도 이 화랑 작가로 출품했다. 90년 이후 호주에서 판매한 작품은 400점 정도. 개인소장가는 물론 캔버라의 호주 국립박물관, 퀸즐랜드 주립박물관 등 굵직한 소장처도 많다. 1년에 4개월 정도 시드니에 머무는 그는 회화는 물론 테라코타 입체작품과 소품 제작에 나설 계획이어서 앞으로 활동폭이 더 넓어질 것같다.

사실 그의 회화작품은 세라믹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흡사하다. 주로 나뭇가루나 돌가루, 호분과 금강사등 천연재료를 이용해 자연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자연 자체와 자연스러움 사이를 오가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게 소망. 자연을 통해 본 인간의 본질을 모색하는 그의 작품은 투박한 질감에 제한적 색채를 사용, 소박하면서도 명상적이다. 「자연색(Earth Color)」의 작품은 95년 제1회 한국일보 청년작가 초대전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그의 작업은 청록파시인인 선친 박두진(朴斗鎭)의 조용한 삶과도 많이 닮았다. 4형제 중 유일하게 예술을 하는 셋째를 특히 귀여워했던 선친은 15년 전 「내일의 너」라는 작품제목을 달아주었다. 이후 그는 모든 작품에 이 제목을 달고 있다. 20년 전 선친이 마련한 서재 근처 작업실로 옮긴 94년 이후 1,000여 점을 완성한 그는 여전히 자연과 소통하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황톳빛 흙으로 구워낸 테라코타로 작은 시계도 만들고, 부조도 만들어볼 생각이다. 『작업이 그다지 실험적이지는 않지만 바로 내 작업인 것같다』는 설명. 그는 자연에 묻혀 자연을 꿈꾸는 「청록파화가」가 돼간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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