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신용등급 상향·실업해결 없인 낙관 못해「주식회사 대한민국」은 중환자실을 떠나 회복실로 향하고 있을까. 지표상으로는 그렇다. 산업생산이 회복세를 보이고 재고가 줄어드는 등 경기 바닥을 알리는 신호가 감지되고, 한국경제의 구조조정 성과와 회생가능성에 대한 외국인투자자들의 눈빛도 이제는 매섭지만은 않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아직도 지뢰밭에 갇혀있다. 곳곳에 남아있는 지뢰들을 깨끗이 제거하지 않는한 경제회생과 체감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큰 복병은 재벌구조조정.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한국경제가 2000년에는 고도성장을 재개할 수 있다』고 단정했다. 그는 그러나 기업, 특히 재벌이 변해야 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처치해야 할 또 다른 지뢰인 「한국경제의 신용등급 높이기」도 재벌구조조정이 선결조건이다. 현재와 같은 부적격 신용등급으로는 국내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세계시장에서 필요한 돈을 빌리고 물건을 맘껏 사고 파는데 어려움이 크다. 외국인투자자들을 불러들이기도 쉽지 않다. 신용등급을 높여야만 신명나게 「경제살리기」에 나설 수 있다.
경제회생의 또 다른 걸림돌인 실업문제는 공공근로사업 확대 등의 정부 대책으로 미봉(彌縫)된 상태. 경제회생에 성공하더라도 2∼3년간은 5% 안팎의 실업률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실업문제는 지뢰 수준을 떠나 핵폭탄으로 등장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최근 내년에는 일본엔화, 세계경제성장 등의 대외여건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전망은 어디까지나 전망이다. 물론 대외여건은 우리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하늘의 몫」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지뢰를 제거해야 만 외부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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