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1세기만에 英 동상 건립정곡을 찌르는 독설로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동성애자라는 불명예를 짊어지고 세상을 떠난 아일랜드 출신의 천재적인 시인 겸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사후 1세기만에 「복권」됐다.
로열 오페라하우스 극장장이었던 제레미 아이작스가 벌여왔던 와일드 동상건립 운동이 결실을 맺어 그의 동상이 30일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세워진 것이다.
젊은 시절 아름다운 용모를 자랑하며 「살로메」 등 극단적인 유미주의 작품으로 명성을 날렸던 와일드는 말년에 동성애 혐의로 2년간 옥살이를 했다. 그 후 유럽으로 건너가 세인의 기억 속에 잊혀진 채 살다가 1900년 파리에서 46세로 쓸쓸히 숨졌다. 그는 대표작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영혼을 파는 영원한 미소년상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 동상에는 「오스카 와일드와의 대화 1854∼1900」이라는 표제가 붙었다.
또 그의 작품 「윈더미어경 부인의 부채」라는 희곡에서 인용한 『우리 모두 시궁창에 빠져 있으나 어떤 사람들은 별을 보고 있다』는 유명한 문구가 새겨졌다.
동상 제막식에는 와일드의 손자 멀린 홀란드, 증손자 루시안 홀란드 등과 함께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크리스 스미스 영국 문화장관도 참석했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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