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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많이 먹었어요”/朴 산자부장관 9개월/무역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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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많이 먹었어요”/朴 산자부장관 9개월/무역의 날

입력
1998.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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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주 경제팀서 실물 버팀목/‘투쟁’으로 따낸 수출지원 정책/재벌수술도 채찍질 ‘악역’ 도맡아박태영(朴泰榮) 장관은 욕을 많이 먹는다. 정통관료나 경제학자들로 채워진 현정부 경제팀에서 국회의원을 거친 당료출신이다 보니 이질적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금융위주로 기울기 마련인 정부경제팀에서 실물쪽의 버팀목역할은 더 많은 비난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환난을 돌파하는 양대과제인 수출증대와 외국인투자유치의 사령탑을 맡은데다 재벌을 채찍질해 기업구조조정을 성사시켜야하는 책임도 박장관의 어깨에 걸려 있다.

최근까지 박장관이 추진해온 수출정책은 대부분 투쟁의 결과다. 대기업 무역어음활성화조치, 중소기업 보증지원등 구조조정의 뒷전으로 처진 수출대책들은 관계부처협의를 통해 박장관이 따낸 성과들이다. 따낸 성과만큼 비난도 많아졌다. 타부처에서는 실세장관이 너무 설친다는 비아냥도 심심찮게 들린다.

박장관은 부처내 불만세력도 있다. 일부 부하직원들은 관료사회의 매커니즘을 잘 이해하지못하고 공무원탓만 하고있다며 장관을 겨냥한다. 차관을 포함해 1급, 국장급 간부들 가운데 박장관으로부터 2∼3시간정도의 호통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하니 내부의 불만은 어쩌면 당연하다.

안팎으로 비난을 감수하면서 박장관이 한 일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수출확대」를 위해 온통 몸을 던지는 일이다. 대통령이 챙기는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를 계기로 수출총력체제를 구축,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들에 수출의 마인드를 불어넣었고 금융애로해소를 위해 보험과 보증을 총동원했다. 기아 한보 한라등 3대부실기업의 처리도 어느 정도 마무리지었고 5대그룹의 구조조정도 재계자율의 틀에서 12월까지 매듭지을 방침이다. 그와중에도 미국 일본 중국등 해외출장을 통해 대통령의 세일즈외교를 뒷받침했고 유럽과 중동출장에서 경협지원을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

그의 진면목은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다. 현대정공의 2억2,000만 달러 수출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일화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10월말 막판 공사수주단계에서 국내철도차량의 구조조정을 트집잡아 경쟁사인 독일 지멘스가 제동을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박장관은 펜을 들었다.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현대정공이 홍콩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문제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서한을 발주처인 홍콩지하철공사로 보냈고 곧바로 계약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취임이후 9개월동안 개혁의 총대를 멘 댓가로 욕을 많이 먹은 박장관의 고군분투는 현재진행형이다. 중동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박장관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출장기간동안 챙기도록 한 「숙제」를 검사해야 하고 12월초로 다가온 무역투자진흥대책회의에서 다시 한번 수출업계를 위한 악역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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