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하에서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제2건국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분야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중에서도 기존 행정규제의 50% 철폐라는 규제개혁은 가히 행정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정부주도의 경제개발과정에서 홍수처럼 양산된 규제가 지금은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저해하여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탄받고 있다. 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에 규제개혁이라는 수단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맞춰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의 목표는 첫째, 국가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위기의 극복이다.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이를 통한 경쟁촉진으로 경기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여 IMF위기를 조기에 극복해 나가야 한다.
둘째, 부정부패의 추방이다. 국민생활과 직결되고 비리의 소지가 많은 건축, 소방, 토지이용, 교통, 위생분야의 불합리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셋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권, 기업활동권, 환경권 등 국민의 삶의 질은 보호하되, 자원배분은 시장경제원리에 맡겨 효율성이 극대화되도록 해야 한다.
넷째, 민간자율과 자기책임 원칙의 실현이다. 정부주도의 사전규제, 획일적 규제를 폐지하여 자율적 시민사회의 형성을 촉진해야 한다.
다섯째, 정부규제의 국제적 보편성 확보이다. 과거 폐쇄경제구조와 정부주도형 경제발전을 전제로 만들어진 규제를 OECD,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맞도록 개선함으로써 외국인 투자유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정비원칙하에 규제개혁위원회는 11월 현재 총 1만1,125건의 기존 규제중 5,326건(47.9%)을 폐지하고 2,441건(21.9%)을 개선하기로 확정하여 총 70%에 육박하는 규제를 정비하였다. 국제협약이행, 환경보호, 안전유지 등 당분간 존치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실질적인 규제폐지율은 70%에 이른다.
이러한 양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사업자단체의 개혁, 가정의례법 폐지, 법정의무고용제도 철폐, 금용기관 진입규제 완화 등 그동안 규제개혁의 성역으로 피해왔던 규제도 대거 폐지되었다. 또한 풍속영업관련 규제, 벤처산업, 수출입통관 관련분야 등 여러 부처와 다수의 법령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덩어리규제도 개선하였다.
금년에는 규제개혁목표를 「기존규제 50% 철폐」에 두고 총량적 감축에 초점을 두었으나, 내년도에는 「규제의 품질관리」 단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우선 「벤치마킹제도」를 도입하여 우리나라의 규제수준이 선진국가들에 비해 과다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입증될 때에는 당해 규제를 우선적으로 정비하고, 「부처별 규제총량 관리제」를 통해 부처의 규제 신설시 그에 상응하는 기존규제를 감축토록 하여 규제 총수의 증가를 원천적으로 억제할 계획이다. 또 규제의 준수율이 일정수준에 미달한 경우 당해규제를 폐지하는 등 「규제준수율확보 의무제도」를 시행하고 신설되는 규제를 심사하기 위해 「규제비용효과 분석제도」를 내실화하며 규제도입 후 일정기간 경과 후에 규제의 존속여부를 재평가하는 「규제일몰제」를 확대실시할 것이다.
「국민의 정부」가 확신을 가지고 기존 규제를 절반 가까이 없앨 수 있었던 것은 성숙된 시민의식을 믿었기 때문이다. 선택에 따른 열매가 자신의 몫이 듯, 그에 따른 책임도 자신의 몫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할 때 우리나라의 기업활동 자유화 및 국가경쟁력 수준은 OECD 선진국들처럼 세계 10위권대로 평가받을 것이며, 내 자신이 바로 규제개혁의 수혜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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