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心의 훈기 문학에 깃드니…/정찬주 ‘산은 산 물은물’출간 한달만에 11만부 팔려/최승호‘달마의 침묵’禪話 통해 일상사 돌아보게/유익서 ‘스님’팔만대장경 일제반출 저지조계종 분규로 불교계는 시끌시끌하지만, 불교에서 자양을 얻은 문학작품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성철 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정찬주(45)씨의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은 발간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1만여부가 팔리며 문학출판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시인 최승호(44)씨는 선(禪)에 관한 오랫동안의 생각을 고금 선사들의 선문답을 모티프로 해서 풀어놓은 책 「달마의 침묵」(열림원 발행)을 내놓았다. 「교외별전(敎外別傳)이란 배워서 알거나 생각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마음의 통로가 끊긴 뒤에야 알 수 있는 것」이란 서산대사의 설법. 최씨는 거기에 「궁지」라는 제목을 붙여 『궁지에 처박혀 절망감으로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을 때조차 마음은 절망 속에 죽지 아니하였다. 나는 크게 죽은 낮은 자, 다시 말해 대사저인(大死底人)이 아닌 것이다』라며 진정한 무(無)의 마음가짐을 얻지 못하는 자신을 책한다. 최씨는 이처럼 60여편의 선화(禪話)에 우리 일상사를 빗대 생각할 수 있는 계기들을 마련해놓았다.
소설가 유익서(53)씨는 일제시대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반출하려 했던 일본의 음모를 소설로 쓴 「스님」(자유포럼 발행)을 발표했다. 임진왜란 때부터 팔만대장경에 눈독을 들인 일본의 천황가와 정부는 총독부를 동원해 협박하는 한편 해인사 주지 회명스님을 동조자로 끌어들이려 한다. 회명은 피폐해진 조선불교의 재건을 위해 일본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그깟 먼지만 풀풀 나는 목판조각」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큰스님 금강과 그의 시자 무염스님은 소신공양으로 그의 음모를 제지하고 마침내 대중스님들이 궐기해 대장경을 지키게 된다는 줄거리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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