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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사라마구 소설 ‘수도원의 비망록’ 첫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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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사라마구 소설 ‘수도원의 비망록’ 첫 출간

입력
1998.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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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적 리얼리즘’에 담은 脫현실에의 욕망과 자유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76)의 소설 「수도원의 비망록」(전2권·문학세계사 발행)이 번역출간됐다. 국내 처음으로 번역된 그의 작품이다.

「수도원의 비망록」은 사라마구 소설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표작이자 출세작. 그는 포르투갈의 구체적 역사를 통해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 대한 신념을 드러낸다. 배경은 18세기 포르투갈 최대의 역사(役事)였던 마프라수도원 건설. 공사에 동원된 주인공 발타자르는 전쟁에서 왼손목이 잘려 갈고리를 사용하는 퇴역군인이다. 그의 연인 블리문다는 중죄인의 딸. 이들과 함께 「하늘을 나는 비행물체」를 고안할 꿈을 키우는 바르톨로메우신부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사라마구는 당시 포르투갈의 절대권력을 풍자하면서, 어둡고 힘겨운 그 현실을 탈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독특한 「마술적 리얼리즘」의 수법으로 그린다. 왕정과 교회라는 지배계급, 그들과 반대편의 시민과 노동자라는 피지배계급의 극단적 삶을 대비시키면서 사라마구는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는 주인공들의 「이카로스의 날개」같은 꿈을 그리는 것이다.

소설 전체를 통해 화자의 말을 나타내는 인용문 표시 하나 없이 쉼표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사라마구의 소설은 처음에는 답답하고 읽기 힘들지만, 조금만 참을성을 발휘하면 독자를 빨아들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82년 발표된 이 소설은 포르투갈에서 40만부가 팔려 사라마구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고 90년 「블리문다」라는 오페라로 각색돼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기도 했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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