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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영장 억제’ 당연하다(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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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영장 억제’ 당연하다(社說)

입력
1998.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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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법이 수사기관의 감청과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엄격히 제한하기로 한 것은 당연한 처사다. 수사대상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감청이나 압수수색을 허용하지 않고, 피의자나 가족에게 영장 실질심사 신청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구속영장 신청은 인정하지 않기로 한 이번 조치는 서울 뿐 아니라 전국 모든 사법기관에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서울지법은 이 결정을 발표하면서 『법원의 형식적인 영장처리가 국민의 사생활과 경제활동을 침해할 소지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장심사를 엄격히 하지 않고 수사기관이 청구하는대로 발부해준 관행이 기본권을 침해해왔다는 자성의 소리다. 1월부터 8월까지 법원에 신청된 2,289건의 감청영장중 99%가 발부됐고, 계좌 압수영장 발부율도 99.8%에 달한다.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사법부의 무감각을 웅변으로 말해주는 통계다.

우리는 이번 조치가 젊은 법관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서울지법 인신구속제도연구회 소속 판사들은 최근 법관이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는 영장실질심사율이 80%대에서 50%대로 떨어진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면서 피의자 본인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실질심사 신청권이 있음을 알려야 할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영장담당 판사들도 여러번 모임을 가진 끝에 심사를 엄격히 하기로 결의했다. 타성과 관행에 안주하고 있는 간부들에 대한 경종이기도 하다.

이 개선안에 대해 검찰측은 수사 효율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고 한다. 전문 영역에 우리가 개입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모든 법과 제도는 국민의 편의와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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