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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IMF 귀족 “이대로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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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익부 IMF 귀족 “이대로가 좋아요”

입력
1998.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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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상위 20% 계층·금융자산가 돈방석/유흥업소·사치품 불황몰라… 소비 양극화미국의 대형유통업체에 국산제품 수출을 대행하는 A오퍼상 사장 이모씨(39). 이씨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업체들이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환율이 치솟는 바람에 떼돈을 벌었다. 올들어 지난달까지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나 늘어날 정도다.

이씨는 느닷없이 몰려오는 달러를 주체하지 못해 최근에는 몰고 다니던 미국 크라이슬러의 중형차를 처분하고 초대형 링컨 컨티넨탈 승용차를 구입했다. 또 부인에게는 국산 중형차를 선물했고, 지난달에는 분당신도시의 40평형대 아파트에서 서울 강남의 60평형대 아파트로 옮겼다.

이씨는 그러나 신용카드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소득규모가 드러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액수에 관계없이 현금을 지불한다고 이씨는 귀띔했다.

경제사정이 어려워질수록 계층간 소득격차는 오히려 더욱 커진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에도 오히려 『이대로가 좋다』는 「IMF 귀족」은 주변에 서 쉽게 목격된다. 실제로 올들어 소득규모가 큰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늘어나고 소득이 적은 계층은 줄어든 점에서도 「IMF 귀족」의 즐거운 비명을 들을 수 있다.

달러를 벌어들여 외제승용차를 구입하는 이씨의 경우는 모범적인 「IMF 귀족」인 편이다. 올들어 이자율이 크게 올라 금융자산가들의 돈방석이 더 두툼해지면서 고급유흥업소들은 여전히 예약을 하지않으면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치성소비재 등을 파는 고급업소들은 「평년작」은 유지하고 있지만, 중저가제품을 취급하는 업소들은 셔터를 내리는 소비시장의 양극화현상도 뚜렷하다.

연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는 금융자산가는 줄잡아 3만명정도. 최근들어서는 이자율이 급락하면서 「IMF 귀족」들의 돈다발이 부동산과 증권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서울 역삼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자율 하락에 실망한 아주머니들이 3∼4명 단위로 찾아와 괜찮은 부동산을 봐달라는 주문이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엄봉성(嚴峰成) 박사는 『금융자산가를 비롯한 일부 부유층의 소비를 비난만 할 경우 경기활성화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면서 『이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통해 경기부양에 일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당국자와 일반인들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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