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말聯 비판목소리 높여/‘카리스마 부족’ 이미지 씻어/대선자금 시비도 벗어날듯앨 고어 미 부통령이 잘 나가고 있다. 그의 96년 대선자금 불법모금 조사를 해 온 법무부는 24일까지 특별검사 임명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혐의가 심각한 것이 아니어서 특별검사는 임명되지 않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00년 대권을 향한 고어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환경과 정보화 등에 관심을 가져 온 고어는 그동안 대권주자로서 카리스마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근래 들어 일련의 대외활동은 이러한 지적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 내각이 출범한 7월 이후 줄곧 『미국은 이제 인내력의 한계에 달했으며 경기부양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라』는 경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주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는 말레이시아 민주개혁 운동을 찬양,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분야별 조기무역자유화 합의 실패는 일본의 반대 때문이라고 비판한 뒤 미국의 50억달러 대아시아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세계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기에 충분했다. 고어 부통령은 요즘 아시아 각국 및 러시아, 브라질에 대해 철강산업의 보조금 지급 등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라고 강력히 촉구하는 악역을 맡고 있다.
그동안 대외 정책에서 채찍을 들었던 것은 클린턴이었고, 외국과의 갈등을 부드럽게 해소하며 당근을 던져주었던 것은 고어의 몫이었다.
이제 두 사람은 채찍과 당근을 바꾸어 들었다고 미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클린턴과 고어의 역할분담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2000년 대선에 대비, 그에게 유감이 많았던 기업과 노조 등 유권자를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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