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품 구매 年 10억弗로 확대”/철저한 현지화로 7개 투자회사 운영/한중·삼성항공 등과 장기전략 제휴도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총 주식을 6차례 사고도 남을 정도 규모의 자산(약 3,040억달러)을 보유한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은 1900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뽑은 미국 초우량기업 12개중 유일하게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눈앞에 둔 대표적 기업이다. 1876년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설립한 에디슨 전기회사를 모체로 출발한 GE의 120여년 역사는 한 마디로 끊임없는 경영개혁을 통한 변화하는 기업의 모습이다.
다양한 사업구조를 가진 GE는 81년 걸출한 지도력을 갖춘 잭 웰치회장의 취임후 지난 17년동안 25배의 시장가치를 창출하는 눈부신 성과를 달성했다. 이같은 성장에는 그만한 고통도 불가피했다. 최근 기업회생 방안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개념은 80년대초 웰치회장이 취임한 후 전격 도입한 첫 경영기법이었다. GE는 이를 통해 당시 미국업계에 불어닥친 기업구조조정 바람을 주도하는 과감한 경영혁명을 추진했다. 종업원 40만명, 150개 이상의 방대한 사업분야를 11개 핵심분야로 재정비하는 등 경영조직의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GE는 5년간 10만여명의 종업원을 해고하는 감량 경영 등을 통해 이 기간동안 순이익을 50%이상 증가시켰다. 또 지난해말 82억달러의 순이익을 달성, 90년이후 약 80%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대대적인 자체 리스트럭처링을 단행하는 시기와 맞물려 GE의 국내진출도 본격화 했다. GE코리아는 지난 20년간 합작투자 등을 통해 철저한 현지화 작업을 거치면서 한국GE 프라스틱스를 비롯 신도GE 할부금융, 한국GE 조명, 삼성 GE의료기기, 동양실리콘, 디엠아이 정보시스템, GE가전서비스 등 7개의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들어 조명과 할부금융의 합작 지분을 전량 인수한 GE코리아는 프라스틱스를 포함해 3개의 100% 투자 회사를 거느리게 됐다. 또 한국중공업을 비롯 삼성항공 및 국내 가전회사들과 기술·구매 협력은 물론 장기전략 제휴를 맺어 국내업체들과 공고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GE는 81년 국내진출 다국적 기업으론 처음으로 현지인을 사장으로 채용했다.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현지화 중심의 독특한 기업문화가 특징중 하나다.
17년째 GE코리아를 책임지고 있는 강석진(姜錫珍) 사장은 『GE코리아는 내년부터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한국제품을 구매해 수출하고, 신규로 추진중인 4∼5개의 대형 투자 프로젝트를 빠른 시일안에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며 『이는 매년 2억∼3억달러를 구매해 온 예년에 비해 GE의 한국투자전략이 크게 변화한다는 신호탄이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방한한 웰치회장은 한국 공기업의 민영화부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강사장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가시화할 향후 1∼2년이 외국인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최적기가 될 것』이라며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제치고 한국이 외국기업에게 아시아 사업의 전략기지로 자리잡기 위해선 「세계화」가 국내에서 먼저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시장 개방 등이 보다 철저히 단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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