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직접 선봉나서말레이시아의 반미(反美) 열기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앨 고어 미 부통령이 말레이시아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데 따른 반발로 곳곳에서 고어 화형식이 벌어지는 한편 신문에는 반미 광고가 가득 채워지고 있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가 직접 반미 선봉에 섰다. 그는 22일 『고어 부통령이 말레이시아 국민들을 모독했다』며 『국민들이 고어의 발언에 거국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각 사회단체들은 미국 규탄 10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각종 언론에 미국 비난편지와 반미광고가 들끓는 가운데 관영 신문인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반미 핫라인을 설치, 쇄도하는 국민들의 항의 전화를 접수해 명단을 공표할 정도다. 이 신문에는 반미 전면광고가 등장하기도 했다. 금주부터 국기달기 운동을 통해 반미 애국심 고취해 온 마하티르 정권은 자신감을 얻은 듯 23일 존 맬로트 미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고어 부통령의 발언에 대한 유감을 공식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안와르 이브라힘 전부총리에 대한 공판이 23일 재개됐다. 마하티르 정권의 반미 분위기 조성은 국제적 비난 여론에 대한 「맞불 작전」이나 앞으로 심각한 외교 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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