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건강아슬 러 앞날 불안『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중러 정상회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크렘린궁은 서둘러 회담장소가 병실로 바뀐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당국자의 말처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오전 옐친의 병실에서 40분간 「병상 정상회담」을 가졌다. 예정됐던 1시간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할말은 다 했으며, 이미 알려진 세가지 합의사항도 차질없이 수행될 것』이라는 게 정상회담을 보는 크렘린의 첫 반응이자 평가였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주요 의제는 국경선 획정문제와 군사 및 교역 확대, 외교등 크게 3가지. 크렘린 당직자의 말처럼 중러 정상회담의 전통적 의제이자 갈등의 핵이었던 국경선 문제에서 한 발 벗어나 경제·외교 등 실질 적인 문제를 다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 정상은 92년부터 무려 5번의 회담을 가졌으나 번번이 국경선 문제로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했다.
국경문제에서는 카자흐스탄과 몽골지역의 180㎞를 현지측량을 통해 이른 시일내에 확정짓기로 했다. 이밖에도 미일 신 안보조약에 따른 양국 공조체제와 북한 핵문제, 이라크 사태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정상회담 후 「21세기 중러 관계」라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사회주의 양대 초강국의 결속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도력 부재와 최악의 경제위기로 허덕이는 러시아가 원했던 「빵」을 중국으로부터 얻은 것 같지는 않다. 이보다 옐친의 아슬아슬한 건강상태가 또한번 전세계에 타전돼 러시아의 앞날에 불안감만 높였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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