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위기극복 日 책임 규제 더 완화해야”/오부치“부양책으로 충분 내년엔 플러스 성장”20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아시아 경제 회복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지만 일본 경제 회복책을 두고는 여전한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주도해 온 금융시스템 안정책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높이 평가했다. 또 『일본이 강한 경제를 회복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본 국민이 정부를 믿고 자신감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방된 시장과 규제 완화가 없으면 안정적인 성장은 불가능하다』며 『특히 전기통신 및 항공분야에서의 규제 완화는 일본의 고용 촉진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한동안 미뤄 두었던 시장개방 압력을 재개한 것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회담에서 열연철강의 무역불균형 해소와 임·수산물 분야의 관세인하를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내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정상회담 때까지 일본이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책을 마련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일본만이 아시아 경제를 안정과 성장의 길로 되돌릴 수 있다』고 은연중에 「일본책임론」을 제기, 『세계 1, 2위인 미국과 일본 경제의 안정과 번영이 아시아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회복에 불가결하다』는 오부치 총리와 미묘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오부치 총리는 금융시스템 안정책과 경기부양책의 기대 효과를 강조하면서 『내년도에는 분명히 플러스 성장을 이루고 2000년부터 안정된 성장 궤도에 올리겠다』는 결의를 강조하는 데 그쳐 무역분쟁 불씨를 그대로 남겼다.
두 정상은 아시아 경제 지원 방안과 관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나온 「아시아 지원 계획」을 비롯한 협력과 공동대처를 강조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이 「미야자와 플랜」을 「일본의 기여」라고 평가함으로써 일본의 300억달러 대 아시아 지원 구상에 가속도가 붙게 된 것도 눈길을 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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