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도 청와대만찬 초청/40년만에 모국서 첫 밤한국계로 미 행정부의 최고위직에 오른 해럴드 고(Harold Koh·한국명 고홍주·高洪柱·44) 미 국무부 「민주주의와 인권 및 노동담당 차관」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공식수행원자격으로 20일 금의환향했다.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이날 저녁 서울공항에 도착한 고차관은 곧바로 숙소인 하얏트호텔로 직행, 미리 입국해있던 어머니 전혜성(全惠星·69)씨를 비롯, 모국의 친지들과 만나 회포를 풀었다. 개인적인 용무로 일본에 머물다 이날 오후 먼저 입국한 전씨는 21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최하는 청와대만찬에 아들 고차관과 함께 참석한다.
주미대사관 공사등 외교관이었던 고광림(高光林·89년 작고) 박사의 4남2녀중 셋째아들로 미국에서 태어난 고차관은 6월 예일대 법대 교수재직중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전격적으로 차관으로 발탁되면서 「아메리칸 드림」의 표징으로 화제를 모았다. 한국계로는 최초로 예일대 법대 정교수가 돼 이미 교포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고차관은 예일대 인권센터를 맡아 제3세계의 인권문제 등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당시 미국언론들은 헌법과 국제법분야의 폭넓은 지식과 인권에 대한 진지한 열정 등이 감안된 인사라고 호평했다. 고차관은 이같은 여론의 뒷받침에 힘입어 상원인사청문회에서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았고 2주전에 차관에 취임했다.
고차관 집안은 미국교육학회에서 「성공적인 가정」의 모범사례로 꼽힐만큼 학문으로 일가를 이뤘다. 그의 부친은 60년 주미대사관 공사직에 있다 5·16 쿠데타가 발생하자 관직을 포기하고 귀국하지 않는등 사실상 「정치적 망명」을 택했다. 이런 역경에도 고공사의 4남2녀 자녀들은 모두 하버드, 예일, MIT등 명문대를 졸업했고 이들의 박사학위만도 12개에 이른다.
장녀 경신(慶信)씨는 중앙대 화학과, 장남 경주(京柱)씨는 보스턴 의대, 차남 동주(東柱)씨는 MIT 의대 교수로 재직중이며 3남인 고차관 바로밑 여동생은 예일대 법대교수로 있다. 막내 정주(定柱)씨는 저술가와 화가로 활동중이다.
고차관은 방한중 클린턴 대통령을 보좌하느라 개인적 일정은 따로 없지만 한국의 인권위원회 설치문제 등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일들을 파악할 예정이다.<윤승용 기자>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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