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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오텔로’/완벽한 배역소화… 가슴울린 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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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오텔로’/완벽한 배역소화… 가슴울린 열창

입력
1998.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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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두·고성현·김향란…/나무랄데 없는 감동무대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는 두려움과 분노, 통절함으로 가득한 걸작이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합창과 관현악, 아름답고 격렬한 노래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치게 만든다.

국립오페라단이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중인 「오텔로」는 주역가수들의 열창이 몇년 묵은 체증을 확 날려버릴 만큼 시원하다. 오텔로역의 테너 김남두 박치원 임산, 데스데모나역의 소프라노 신지화 김향란, 이아고역의 바리톤 고성현 최종우 우주호 모두 뛰어나다.

특히 김남두의 오텔로, 고성현의 이아고는 최상이다. 두 사람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아쉬울 게 없다. 테너가 오텔로를 하면 목소리를 망친다고 한다. 플라시도 도밍고는 전4막 중 2막은 다른 모든 오페라를 합친 것만큼 고되다고 말했었다. 김남두의 힘차고 강인한 음성은 세계적으로 드문 드라마틱 테너의 진수를 보여준다. 몸짓과 표정연기의 미흡함을 흠잡고 싶지 않을 정도다.

고성현의 이아고는 전율적이다. 인생을 조롱하고 선을 비웃으며 「허무한 죽음, 천국은 거짓말」이라고 독설로 가득찬 신앙고백을 할 때, 오텔로의 마음속으로 뱀처럼 스며들어 의심의 독기를 쏟아붓는 노래를 할 때, 소름이 끼친다. 이아고의 악마적 성격을 이렇게 잘 표현하는 가수도 드물 것이다. 또 다른 이아고 최종우도 나무랄 데가 없다. 다만 너무 귀족적이고 우아해 이아고의 냉혹함과 거리가 느껴지지만, 흔들림 없이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데스데모나 김향란은 슬픔과 두려움, 안타까움으로 감정의 극과 극을 오가는 힘든 역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암투병에서 재기해 4년만에 돌아온 그는 훌륭한 승리를 거두었다.

오텔로는 20일(금) 오후 7시, 21일(토) 오후 4시 두 차례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김남두 고성현이 함께 나온 공연은 첫 날인 16일뿐이었다. 20일 임산 우주호 신지화, 21일 박치원 고성현 김향란. (02)271­1745<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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