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한·일 양국 방문은 아시아와 미국의 공동이해를 위해서 대단히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특히 클린턴 대통령이 한국방문을 통해 두가지 현안 즉 남북한문제와 IMF체제 아래에서의 한·미경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한반도는 지금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따른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수천명의 남한 관광객이 분단후 처음으로 호화유람선을 타고 금강산 구경길에 올랐고, 한 기업이 9억달러의 투자를 북한당국에 약속했다. 이런 막대한 인적·물적 교류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여행객의 안전문제 등 당연히 정부가 관여해야 할 협상에서 한국정부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대단히 비정상적이고 불안한 일이다.이런 남북관계의 파행적 변화 속에 최근 북한을 방문한 카트먼 미국 특사가 새로운 핵개발 의혹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촉구하자 북한은 3억달러의 대가를 요구했다고 한다. 북한의 「핵공갈」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과연 클린턴 대통령이 북한의 핵투명성을 어떻게 관철시켜 나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어떤 돌출상황이 벌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북한관계는 확대되는 남북교류에도 불가분의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우리는 한미투자협정과 통상문제등 양국간 경제적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본다. 특히 미국정부는 한국의 자본시장의 조건없는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생각해야 할 일은 IMF사태이후 외국자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긍정적 사고변화를 이해하고 한국이 소화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아시아의 안보와 경제회복에 걸린 미국의 이해를 생각할 때 아시아경제회복을 위한 미국의 역할은 소극적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APEC정상회담은 아시아가 처한 상황에 견주어 G7정상회담 못지 않게 중요한 회의였지만 미국의 열의가 따르지 않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일본의 미야자와플랜도 달가워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미국이 진정 태평양시대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아시아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바로 지금이 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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