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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잘 돼야…”/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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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잘 돼야…”/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입력
199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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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잘 돼야 합니다. 한국이 잘 돼야 여기서도 힘이 납니다』14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의 대우­FSO 자동차공장. 세계경영을 내세우는 대우가 항상 자랑하는 이 공장을 둘러본 뒤 버스에 탔을 때였다. 전송나온 한 임원이 『이곳 폴란드 사람들도 한국의 IMF 상황에 관심이 많다. 한국이 잘 돼야 우리도 낯이 선다』고 말했다. 대우가 폴란드 국영 FSO를 인수한 것은 불과 3년전. 그 이전에는 이곳에 대우자동차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9월 현재 대우자동차는 폴란드내 자동차 시장점유율 2위(27.5%)를 차지하고 있다. 대우측은 연말이면 1위인 피아트(29.1%)를 제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많이 팔린다는 사실만으로, 그것도 한두시간에 걸친 짧은 브리핑과 시찰만으로 대우의 세계경영이 성공한 시스템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바르샤바 거리에서 흔하게 달리는 「티코」 「누비라」 「레간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뿌듯한 일이었다. 또 이런 성과를 일구어 내기까지 모든 것이 낯선 땅에서 현지 임직원들이 흘렸을 땀과 눈물은 보지않아도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뒤이어 방문한 체코의 「대우­AVIA」 상용차회사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대우뱅크」에서도 임직원들은 같은 말을 했다.

『회사상태는 좋습니다. 하지만 IMF이후 금융이 어려워요. 한국상황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AVIA), 『믿었던 은행들마저 빨리 돈 갚으라 하더군요. 도와줄 사람도, 하소연 할데도 없습니다. 가슴이 미어지는 일을 한 두번 당한 게 아니에요. 어떻게든 잘 돼야 해요. 한국이 잘 되지 않고는 외국에 나온 한국기업, 은행들은 설 땅이 없습니다』(대우뱅크)

힘들게 쌓아온 우리들의 지난날이 IMF체제로 크고 작은 위기를 맞고 있음을 이번 여행에서 다시 확인했다. 『하루빨리 한국이 잘 되어야 한다』는 해외현지법인 임원들의 말도 가슴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IMF 1년은 좁은 우리 한국 땅에서만 겪었던 「긴 고통의 기간」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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