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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알카텔사건’의 교훈/송태권 파리(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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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알카텔사건’의 교훈/송태권 파리(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8.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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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랑스 재계에서는 이른바 「알카텔(Alcatel) 사건」을 반면교사(反面敎師)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알카텔사건이 터진 것은 두 달 전. 충격은 많이 가라앉았으나 이를 교훈삼은 자기 성찰과 각성의 노력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세계금융대란으로 증시가 춤을 추고 있던 9월17일. 파리증시에서 『악』소리가 나는 쇼킹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 4대 전자통신그룹인 알카텔사의 주가가 단 하루 사이에 무려 38% 폭락한 것이다. 프랑스 증시 사상 유례가 없는 이같은 대폭락으로 유럽과 미국등 대서양 양안에 걸쳐 일대 파문이 일어났다. 주가총액으로 환산할 때 700억프랑(130억달러)이라는 천문학적 거금이 단번에 날아가버린 셈이니 소동도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니었다.

주식폭락은 사실 알카텔사의 「솔직한 고백」에서 비롯됐다. 회사측이 당초 예상했던 올해 수익증가율을 달성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놓은 것. 이같은 공식발표가 있자마자 투매가 일어나며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장밋빛이었던 알카텔사의 수익 전망이 반전한 것은 러시아환란이 겹치면서 급격히 악화한 세계적 수요감퇴 때문. 그러나 미국의 기관투자가등 피해자들은 『알카텔측이 오도된 투자정보를 바로잡는 데 게을리했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이어 프랑스 증권감독당국이 정밀조사에 들어가는등 알카텔사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 사건 이후 프랑스 재계에서는 과감한 개혁조치들이 자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론­풀랑, 소시에테 제네랄등 대그룹들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별 영업실적 및 전망보고서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또 기업회계에 대한 대외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세계화 속에서는 경영에 대한 투명성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신속한 정보제공까지 기업들에게 절실히 요구된다는 사실을 알카텔사건이 단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알카텔사건과 프랑스 기업들의 적응성. IMF시대를 헤쳐가는 한국의 재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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