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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旅路 금강산 뱃길­2박3일 답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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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旅路 금강산 뱃길­2박3일 답사여행

입력
1998.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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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포애 심정으로 환영” 현수막/관광코스 평이… 사진촬영 자유로워/참빗·표주박 파는 女판매원과 흥정도/현대船­北 군함 어우러져 ‘묘한 풍경’「현대금강호」의 2박3일간에 걸친 금강산 시험관광은 50년만에 처음으로 많은 남측 관광객들이 금강산여행길에 올랐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띠고 있다.

■선상생활

금강호는 특급호텔을 연상할 정도의 철저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침식사는 뷔페, 저녁식사는 양식스테이크가 제공됐으며 김영주(金永柱) 한국프랜지회장의 부인 정희영(鄭熙永) 여사가 현대 임직원과 답사객들을 위해 직접 담근 김치와 떡을 식탁에 내놓았다. 14일 저녁식사에서는 정세영(鄭世永)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식탁을 돌면서 임직원들을 격려했고 저녁 식사후 금강호 6층 공연장에서는 11시까지 공연이 열려 성황을 이루었다.

■하선

장전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8시. 그러나 북한측 도선사가 2시간 늦게 나온데다 금강호에서 장전항으로 승객을 실어나를 부속선의 접안이 서툴러 예정시간이 3시간 가까이 늦춰졌다. 15개조로 나뉜 관광객들은 북녘땅을 처음 밟아본다는 감회와 멀리 어슴푸레 보이는 금강산의 풍광에 정신을 빼앗겨 일정지연을 느끼지 못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북한측은 장전항 선박계류장에 「금강산 관광객들을 동포애의 심정으로 환영한다」는 붉은색 플래카드를 내걸어 환영분위기를 돋웠다.

■장전항은 「현대특구」

움푹 들어간 만의 형태인 장전항은 현대와 북한 군사시설이 한데 어우러져 현대금강산사업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부두 한켠에 군함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데다 항구안에서는 접안시설 공사를 진행하는 현대측 바지선과 북한 군함들이 한꺼번에 오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장전항 주변 공사현장에서도 한글과 영문으로 현대(HYUNDAI)라는 큼직한 글씨와 삼각형 현대로고가 뚜렷하다. 야간에는 온정리 현장이 현대측에서 가져간 발전기로 공사현장과 출입국사무소에 밤새 불을 켜두어 불야성을 이루는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온정리 가는 길

조별로 30명씩 타고 온정리까지 가는 길은 북한이 최근 신설한 2차선도로. 온정리를 돌아가는 경계에는 3m높이의 철망이 둘러쳐져 있었고 철망너머에는 간간이 비무장인 군인들이 지켜 서있었다. 온정리에는 내년 봄이면 문을 열게될 공연장과 쇼핑센터공사가 현대직원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내년봄 문을 열 것으로 알려진 태창의 생수공장이 마을 끝에 보였다.

■산행

관광은 당초 구룡폭포와 만물상등 2개코스를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늦어진 관계로 가장 험한 코스로 알려진 구룡폭포코스를 먼저 올랐다. 산초입의 주차장에서부터 도보로 등하산에 소요되는 시간은 4시간정도. 곳곳에 북측 안내원들이 있었지만 카메라촬영은 완전히 자유로웠고 산길도 평이한 편. 현대측이 철제 난간과 구름다리를 손보았고 5군데 정도 간이화장실을 만들어 두었다. 주차장 부근과 구룡폭포앞에 이동매대에서는 대나무지팡이 참빗 표주박등을 2∼10달러 가격으로 팔고 있었으며 흥정하느라 여자판매원들과 비교적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수 있었다.

■북한사람들

이번 시험운항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은 출입국관리소직원 이동판매대 판매원, 코스별 안내원등. 대체로 신속하고 친절하게 일처리를 해주는 것으로 미루어 이번 사업에 대한 북측의 관심과 호의를 반영했다. 우리측에서 먼저 말을 건네지말라는 사전교육으로 인해 오히려 북한측 인사들이 말을 걸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먼발치 들녘에서 일하는 온정리 사람들과 길양편에 늘어선 군인들은 표정은 볼수없었지만 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으로 관심을 표명했다.<이재열 기자>

◎정세영 회장 인터뷰/“북한 사람들 잘해주려는 모습 인상적”/접안문제 등 조속 보완

금강산 시험운항을 마치고 돌아온 정세영(鄭世永)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은 16일 『이번 시험운항을 통해 사업주체로서 최종점검을 했고 이른 시일내 문제점들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명예회장은 이날 새벽 동해항에 도착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유람선이 북한 장전항에 도착할 때 접안에 약간 문제가 있었을 뿐 불편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명예회장은 『우리도 처음 밟는 북한 땅이어서 긴장했지만 북한사람들은 더 긴장한 듯했다』면서 『인상적인 것은 금강산이 과연 명산이라는 점과 관광을 통해 만나는 북한 사람들이 일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무언가 잘해주려는 성의있는 모습이었다는 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명예회장은 또 『노인들도 건강한 분들이라면 코스자체가 문제없을 것으로 보였다』면서 『사실 이번에 간 코스는 남쪽의 등산로개념이 아니라 좋은 산책로같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정명예회장은 금강산을 관람한 소감에 대해 『기암절벽등 곳곳의 비경들은 누구나 한번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관광사진도 별다른 불편없이 찍었으며 날씨도 겨울속의 가을만큼 기막히게 좋았다』고 말했다.<이재열 기자>

◎남은 문제들/신변안전·해난구조 등 ‘당국 채널’ 필요

18일 현대금강호를 통해 1,300여명의 관광객들이 금강산에 첫발을 내디딜 예정이지만 ▲신변안전보장 ▲해난구조 ▲분쟁해결 ▲통신문제등의 분야에는 서둘러 해결돼야 할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관광객 신변안전은 북한 사회안전성 백학림(白鶴林)명의의 각서를 통해 보장되고 있다.

북한은 관광객 신변보장에 관한 우리측의 우려 여론이 높자 지난달 23일과 14일 각각 사회안전성과 아태평화위 대변인 명의로 신변안전보장 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는 당국간 채널을 통해 신변안전 보장에 관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해난구조와 관련, 현대그룹측과 북한 아태평화위는 「비무장 공동구조」라는 커다란 원칙만을 합의해 놓은 상태이다. 남측 해역에서 유람선 해난사고가 발생하면 우리 해경과 해군 등이 구조활동을 벌일 수 있지만 군사분계선 이북 해역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재로서는 우리 해경과 해군의 구조활동참여가 불가능하다.

정부는 관광객 전원이 우리 국민인 점을 감안해 북측의 일정수역을 공동구조 구역으로 설정, 우리 군경의 구조활동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북한은 6일 노동신문 논평을 내고 「금강산관광 해난사고시 한국 구조대를 북측 수역에 파견하는 방법을 협의중」이라는 국내보도에 대해 『터무니 없는 낭설』이라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향후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분쟁해결 원칙도 재차 짚어야 할 대목이다. 현대와 아태평화위는 분쟁발생시 당사자간 해결방식을 적용한다고 합의한 상태여서 관광객들의 신변안전과 직결된 분쟁의 경우 우리 당국의 개입 여지가 전혀 없다. 아울러 금강산 현지와 국내를 잇는 6개 회선의 통신망도 하루속히 증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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