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교수 논문·내각제 놓고 대변인 공방/격전후 진화불구 갈등불씨는 여전두여당 사이가 심상치 않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16일 국회 대정부질문과정에서 제기된 최장집(崔章集) 교수 역사관, 내각제문제 등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양당이 연합공천 등을 둘러싸고 물밑 신경전을 벌인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당의 「입」을 통해 상대당을 공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종필(金鍾泌) 총리가 13일 국회 답변에서 최장집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의 역사관에 대해 『문제있다』며 청와대측을 건드린 것이 양당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 대변인은 16일 총재단회의 결과를 소개하면서 『대정부 질문과정에서 자민련 의원들이 최장집교수사건, 정부의 햇볕정책, DJP후보단일화 합의사항 등을 제기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정대변인은 또 『최교수 사건은 최교수 본인과 한 언론사간 논쟁』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것이 공동여당의 올바른 자세』라고 꼬집었다.
정대변인은 최교수 논문의 「국가보안법」저촉 여부를 질문한 이동복(李東馥) 의원을 거론했으나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총리자격으로 답변에 나선 김총리가 법원 판결까지 문제삼은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대변인은 또 『양당간 DJP 합의사항은 두 당간에 논의할 문제이지 정부를 상대로 질문할 사항이 아니다』며 내각제를 제기한 자민련을 비판했다.
자민련은 국민회의 대변인 브리핑 자료인 「우리 소식」을 접하고 발끈했다. 이완구(李完九) 대변인은 고위당직자들과의 조율을 거쳐 즉각 논평을 내고 『의원이 국회에서 헌법기관 개개인의 소신을 피력한 것을 확대해석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반박했다. 이대변인은 이어 『최교수문제는 개인과 언론사간 논쟁차원을 넘어 국민적 관심사가 돼버렸다』며 『후보단일화 합의도 양당간의 약속을 넘어 국민을 상대로 한 공약』이라고 말했다.
양당 대변인은 싸움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자 전화통화를 갖고 『양당간에 대정부 질문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것처럼 비쳐진 점을 경계한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양당의 공조균열조짐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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