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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의 벼랑끝 전략(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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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의 벼랑끝 전략(社說)

입력
1998.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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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무력공격 카운트다운에 직면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유엔 무기사찰단 활동을 허용하겠다고 물러섬으로써 일촉즉발의 충돌위기를 모면했다. 이라크주변에 대한 미군 군비가 증강되고 있을 뿐 아니라 클린턴 대통령이 아시아방문을 취소, 사태를 주시하고 있지만 이제 관심은 무력 아닌 외교적 해결쪽으로 돌려졌다.우리는 우선 인명이 희생되고 세계를 다시 긴장의 도가니로 몰아 넣을 뻔한 무력충돌의 불행을 막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무기사찰을 둘러싸고 벌여온 후세인과 유엔의 숨바꼭질을 생각할 때 이번 후세인의 후퇴도 또 하나의 벼랑끝 외교가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

지난 91년 이라크가 다국적군에 항복한이후 유엔안보리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 즉 핵무기나 생화학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결의안을 통해 유엔특별사찰단(UNSCOM)을 구성하여 파견했으나 후세인은 집요하게 사찰단의 활동을 제한함으로써 마찰과 긴장을 조성해왔다. 후세인은 틈만 보이면 아랍국가들의 반미감정을 악용하려 했고, 안보리내에서 미·영과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의 미묘한 입장차이를 쐐기로하여 안보리제재를 완화하려는 속셈을 드러내 왔다.

이번 위기에서도 후세인은 안보리에 보낸 사찰허용 서한에서 자신의 조건을 제시한 부속문서를 첨부했고 러시아 중국 프랑스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이 무조건적인 사찰수용을 요구하며 이라크의 요구를 거부한채 공격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끝내 물러섰다. 결국 후세인의 위험한 벼랑끝 전략으로부터 국제질서를 보호하는 길은 무력이외의 유효한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다. 이런 맥락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이라크의 새정부 탄생」을 언급한 것은 후세인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미국의 선언으로 주목된다.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 파동을 겪으면서, 또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개발경쟁을 보면서 핵확산방지체제가 인류평화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확신하게 됐다. 이라크의 핵개발을 반대하는 유엔안보리 5개상임이사국은 역설적이게도 핵무기보유국들이다. 핵무기 없는 세계가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더 이상의 핵보유국을 만들지 말자는 차선(次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일본 독일 캐나다 등 핵보유 능력을 가진 나라들이 핵무기개발을 안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유엔으로 돌아온 이라크의 무기사찰문제를 대처함에 있어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은 후세인의 벼랑끝 전략에 단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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