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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과 금융위기(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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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과 금융위기(社說)

입력
199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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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태평양시대」란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부터다. 아시아 태평양지역이 세계발전의 축이 될 것이란 뜻인데, 이같은 기대를 안고 89년에 탄생한 것이 현재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이다. 이번에 러시아 베트남 페루 등이 가입, 회원국이 창립 당시 12개국에서 21개국으로 늘어났지만, APEC이 그동안 기대한 만큼 역할을 했느냐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APEC은 무엇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존재의의를 되찾아야 한다. 이번 회의는 창립 10년이 되는 해에, 회원국 여러나라의 경제위기속에 열린다는 점에서 기대가 남다르다. 지금처럼 회원국 정상들의 연례 친선모임 정도로 끝난다면 존재 가치가 없다.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이라크사태로 이번 회의에 불참하게 되어 아쉬움이 있으나, 한국 태국 등 아시아 회원국들이 금융위기에 처했을 때 APEC은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에 대답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이번 회의의 의제이자 쟁점인 아시아금융위기, 무역자유화 및 경제·기술협력문제중 아시아금융위기 대처방안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다. 똑같이 경제위기에 처해 있어도 한국은 외자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반면 말레이시아는 단기자본을 축출하고 있다. 이처럼 회원국간의 위기 탈출을 위한 생각이 다른 상황에서 APEC은 이를 조정하고, 단기자본의 감시 및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지원규모 등을 심도있게 논의해 알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 해결에 대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미국등의 의도대로 무역자유화문제에만 집착한다면 회원국간에 불신의 벽만 높아질 것이다. 무역자유화는 지난해 캐나다 회의에서 의료장비 임산물 등 9개분야의 조기자유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일본이 수산물 및 임산물에 대한 조기자유화에 반대하는등 회원국들의 입장이 저마다 다르지만 기본합의를 바탕으로 이견을 조절하는 것이 APEC의 역할이다.

이처럼 APEC이 조정능력 및 구심력을 되찾아 아시아 금융위기 탈출의 해법을 제시하는등 지역의 협력과 교류를 강화해 나가는 것이 아시아와 태평양지역이 세계발전의 축이 되자는 창립 당시의 정신을 되살리는 길이다. 현재 세계는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경제불록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의 여러나라들도 세계최대의 지역대화기구인 APEC을 중심으로 벽을 허물고 교류와 협력을 넓혀나가야만 「아시아 태평양시대」가 꽃을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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