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끝난 올해 국정감사에서 호남 인사편중 문제는 매우 치열한 이슈중의 하나였다. 공동정권의 한축인 자민련의원들도 이 문제를 따질 때는 한나라당 못지않는 야당이었다. 국감정국을 달구던 쟁점들이 감사와 여야총재회담을 통해 걸러지면서 정리돼가고 있지만 인사편중 문제만은 예외다.야당측은 김대중정부 출범이후 군과 검찰 경찰을 포함해서 정부 요직을 호남출신들이 독점하고 있고 승진인사에서도 호남출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은 야당이 현상을 왜곡 과장하고 있으며 과거 정권하에서 심화했던 지역적 인사불균형이 시정되는 과정일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행정자치부가 제출한 차관급이상 고위공직자 지역출신별 구성비율을 놓고도 일전을 치렀다.
그러나 호남출신이 주요공직의 몇 퍼센트를 더 차지했느니, 안했느니의 수치논쟁은 사안의 본질이 아니다. DJ정부출범후 공직사회를 비롯해서 사회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호남출신 인사들의 약진현상은 엄연한 사실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현상을 비난하거나 방어하기에 앞서 이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시계추」원리로 설명한다. 과거 영남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쳤던 인사의 추가 정권이 바뀌면서 그 반동으로 호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권의 지역적 색채가 바래면 힘빠진 시계추가 중앙에 위치하듯 결국 인사의 지역적 균형이 잡힌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 보면 인사문제가 저절로 균형을 찾을 것이라는 주장은 안이하다. 능력보다 믿을 수있는 사람을 데리고 일하겠다는 편의주의, 자기사람심기, 권력에 줄을 대기 위해 강화도령 모셔오듯 한직에 밀려나 있던 호남인사 내세우기, 과거정권에서 인사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호남출신 공직자들의 과도한 기대상승 등등. 이런 현상들을 분석·관리하고 궁극적으로 능력과 열정에 기초한 공직인사를 실현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반대하지만 중앙인사위가 취지대로라면 그같은 역할을 할 수있으리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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