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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공무원의 미소짓기/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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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공무원의 미소짓기/김수종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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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이 웃기 경연대회라도 준비하는 걸까. 경찰이 그러더니 며칠전 국세청 간부들이 집단으로 친절교육을 받는 모습이 신문에 실렸다. 손을 이리저리 치켜들며 미소를 짓는 광경이 좀 어색해 보이는 것은 나 혼자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세무공무원들이 검찰이나 경찰처럼 웃으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성격의 직업이 아닌데도, 웃음을 공부하는 것이 매우 역설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사실 국민들이 세무 공무원에게 바라는 것은 웃음이 아니다. 부정을 저지르지 말고 세금을 공평하게 매겨만 준다면 웃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일 것이다. 이것은 세무공무원 사회에서 얼굴의 변화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야 가능한 일이다. 정권 초기 개혁급류속에서는 뭔가 조심하다가도 때만 지나면 옛날로 돌아가는 한 백번 웃음교육을 받은들 소용이 없다.

■미국국세청(IRS)도 그 나라에서는 무서운 관청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꽤 큰 사업을 했던 어떤 분이 IRS의 세무사찰을 받았던 경험담을 들려줬다. 무작위 세무사찰에 걸린 그는 IRS직원들이 2주간이나 사무실에 진을 친 채 커피 한 잔도 대접을 안받으며 조사를 하자 이제 망하는구나 싶어서 걱정속에 날을 지샜다고 한다. 그러나 끝나는 날 IRS직원이 장부기록의 문제점등 몇가지를 친절하게 지적하고 떠나자 미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희망한대로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 지켜지려면 세금이 공평해야 한다. 각종 인허가의 규제를 풀더라도 세무공무원들이 공정하게 일하지 않으면 시장경제의 논리는 희석되고 만다. 한 걸음 나아가 법을 잘 지키면서 사업을 해도 경영능력에 따라 돈을 벌 수 있게끔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아시아적 가치에 포함되어 도매금으로 비난받는 정실자본주의(Crony Capitalism)를 벗어나려면 세정(稅政)이 국세청장의 미소 같이 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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