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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로씨 모친 故 박득숙할머니/불우시설에 성금 뒤늦게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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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로씨 모친 故 박득숙할머니/불우시설에 성금 뒤늦게 밝혀져

입력
1998.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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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에 담긴 사랑…31년간 기다리던 아들 김희로(金嬉老·70)씨의 석방을 끝내 보지 못하고 지난 3일 눈을 감은 박득숙(朴得淑·91) 할머니가 불우시설에 5만엔(50만원)을 남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박삼중(朴三中·57) 스님과 장경도(蔣慶道·43·(주)대경골드대표)씨는 이돈을 13일 서울 용산구 도원동 「사랑의 집」(운영자 차연복·車蓮福·46)에 전달했다. 사랑의 집에는 치매할머니 2명을 포함해 무의탁노인 9명, 뇌성마비소년 등 14명이 살고 있다.

이날 삼중 스님이 『일본에서 31년간 감옥에 있는 아들을 기다리다 양로원에서 돌아가신, 여러분과 처지가 비슷했던 할머니가 여러분들에게 보내는 것』이라며 『우리돈으로 50만여원밖에 안되지만 수백억원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돈』이라고 말하자 할머니들은 『저런 세상에…』라며 박수와 울음을 터뜨렸다.

박할머니가 이곳을 알게 된 것은 사랑의 집을 남몰래 도와온 장씨 때문. 김희로씨 석방을 추진하고 있는 삼중스님을 돕기 위해 지난해 7월 일본을 방문한 장씨는 박할머니에게 고국에도 의지할 곳 없는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 있다는 얘기를 했다. 박할머니는 아들을 못보고 세상을 뜨는 아픔 속에서도 고국의 불쌍한 할머니들을 잊지 않았던 것.

박할머니가 보낸 돈은 사랑의 집에 큰 도움이 됐다. 복지시설로 등록을 하지 않아 얼마 안되는 차씨의 수입으로 근근히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씨가 시골에서 농사짓는 오빠의 도움으로 콩과 메주 등을 팔아 얻는 돈과 이화여대 부속병원의 간호조무사인 딸(23)이 보태주는 월 30만원이 전부다. 대리석무역을 하던 남편이 도움을 주었지만 IMF관리체제로 실직상태가 돼 사정이 더욱 어려워졌다. 그렇지만 어려울 때마다 장씨의 도움으로 사랑의 집을 지탱하고 있다.

『엄청난 사회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복지시설로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차씨는 『인연이 있어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끼리 오래오래 가족처럼 지내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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