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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동반자 관계’(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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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동반자 관계’(社說)

입력
1998.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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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탈냉전시대의 현장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곳은 중국이다. 92년 한·중 수교이래 중국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나라는 드물며, 중국의 변화를 우리처럼 실감하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관계를 「21세기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로 정립한 것은 수교이후 6년간에 걸쳐 발전해온 양국관계의 역동적 변화를 함축하고 있다.종전의 「선린우호관계」를 「동반자적관계」로 격상한 이번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단순히 경제협력이나 남북한관계의 차원에서 보던 종래의 틀에서 한 걸음 나아가 21세기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를 제시하려는 김대통령의 뜻이 들어있으며, 중국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의미있는 변화라고 평가한다. 김대통령은 늘 동북아 평화를 위한 지역협의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그동안 있었던 김대통령의 정상회담외교가 유럽에서와 같은 집단안보체제의 싹을 동북아에서 틔울 것을 기대해 본다.

그러나 중국과의 관계를 한반도 문제를 떠나서 생각할 수는 없다. 햇볕정책과 정경분리정책에 의해 남북간의 민간경제교류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김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느낄만하다. 우리는 중국에도 절실한 한반도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확실하게 진전되어야 하며 남북당국간의 대화단절이 종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장주석의 『찬바람이 불면 북한이 코트를 못벗는다』는 말을 이해하면서도 중국측이 북한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데 보다 적극적일 것을 촉구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또한 날로 확대되는 한·중간의 인적·물적교류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협력관계를 공동성명에 표현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사회간접자본·철도·원자력발전·농업·임업·과학기술등에서 양국의 협력은 중국에는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전해주고, 불황에 빠진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성명의 구체적인 이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한·중공동성명에서 또하나 소홀히 볼 수 없는 대목은 환경문제다. 공동성명이 명시했듯이 황사·산성비·황해오염등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일방적인 피해국의 입장에 있다. 정부간 공동조사의 수준으로는 사태를 수습할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구체적인 대응책을 양국정부가 신속히 강구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무대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대통령의 방중은 한반도문제, 수출시장으로서의 중요성 뿐 아니라 중국의 총체적인 역할과 책임에 입각하여 한·중관계를 다시 보게되는 계기로서 그 의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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