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보다 최고 700% 높여 의료기관에 덤핑 공급/작년 의료보험 재정 손실/무려 1조2,800억원 달해제약회사들이 보험약가를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한 뒤 의료기관에는 덤핑으로 공급해 환자들만 「바가지」를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처럼 실거래가에 비해 보험약가가 비싸게 책정돼 지난 한해동안 무려 1조2,800억원의 의료보험재정 손실이 초래된 것으로 추정됐다.
참여연대는 12일 『전국 20여개 의원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1,245개 의약품의 거래현황을 조사한 결과 보험약가가 실거래가보다 평균 114% 부풀려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로 인한 97년도 의료보험재정손실은 1조2,800억원으로 의료보험총진료비의 15%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1정(錠)당 보험약가가 2,070원인 한화제약 디클로페낙주의 경우 실제로는 274원에 공급돼 할증률이 무려 700%에 달했다. 건일제약 타레낙주 2㎖(보험약가 2,070원)은 345원에, 한올 세피린신주(〃 3,100원)는 517원, 명인제약 무비돈정(〃 70원)은 15원에 공급되는 등 보험약가의 할증률이 400∼700% 이르는 품목만 13개 회사 15개였다. 이밖에 전체 조사품목 중 할증률이 100%이상 되는 품목은 420개에 달했다.
참여연대는 『제약회사들이 보험약가보다 싸게 약품을 공급하면 의료기관은 실구입가와 보험약가와의 차액을 고스란히 챙기게 된다』며 『결국 제약회사는 최대 고객인 병원에 차액을 편법제공하면서 환자들에게만 바가지를 씌운 셈』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 『보험약가가 이처럼 과다책정된 것은 보험약가를 당사자인 제약협회 산하 의료보험약가심사위원회와 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라며 『보험약가 결정기구를 독립시키고, 의료기관의 공개경쟁입찰제를 의무화하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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