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구조조정이 끝내기과정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건부승인을 받은 7개 은행 가운데 합병과 독자생존으로 가닥을 잡은 4개 은행을 빼고 조흥 충북 강원은행의 생존이 큰 관심사로 등장했다.경영정상화 일정대로라면 이 은행들은 벌써 경영개선조치 등의 명령을 받았어야 했다. 조흥은행은 지난달말까지 외자유치나 합병 등의 정상화방안을 내놓았어야 했다. 충북은행은 지난달 중순까지 1,200억원의 증자를 한다고 했다가 증자에 실패하자 한달 기간을 연장했다. 이달 20일까지 증자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로서는 목표달성이 불투명하다. 강원은행도 지난달까지 마치기로 했던 증자를 한 달 늦췄다. 이달 말까지는 증자를 완료해 경영정상화계획을 달성키로 약속해 놓은 상태다.
세 은행은 엄밀히 말해 모두 자신들이 애초에 제시했던 경영정상화 계획을 달성하지 못한 은행들이다. 자력에 의한 독자생존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강제합병이나 퇴출 등 최악의 경우가 닥쳐도 뭐라고 딱히 항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유일한 생존방안은 현실적으로 자율적인 합병밖에 없다.
하지만 이 은행들은 아직도 현실과 동떨어진 「독자생존」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충북은행은 10일 700여명 전직원이 사표까지 내고 합병에 반대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강원은행도 「지방은행 살리기 비상대책위」까지 구성하고 합병 반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합병이 최선의 방안은 아니다. 하지만 조건부로 생존을 이어가고 있고, 앞으로 회생가능성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면 은행의 주주와 직원을 모두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두 은행의 임직원들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국가경제를 휘청거리게 했던 금융구조조정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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