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50 합작추진 선언/80년대 화학사 합작 성공 바탕/타이어 성공땐 10억弗 외자유치/케미칼 등 유화 2개사 성사단계「그룹의 전 계열사를 합작기업으로 바꿔 아직까지 재계에서 유례없는 합작그룹으로 변신해 나가겠다」
금호그룹은 10일 금호타이어가 금호건설을 흡수 합병하기로 하는 한편 전계열사를 50대 50의 비율로 외국기업과 합작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그룹구조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주력기업을 포함해 전계열사를 합작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이다.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 파고를 넘기위해 국내 대기업들이 일부 계열사를 통해 부분적으로 외자유치를 추진한 경우는 있지만 그룹전체 계열사의 합작추진은 금호가 처음이다.
금호그룹은 변화무쌍하게 전개되는 세계교역전쟁에서 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국기업과의 합작만이 살길이라고 판단, 이같은 합작전략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금호는 먼저 금호타이어와 금호건설을 합병하는 대신 타이어 사업부문을 외국 타이어사와 합작하기로 했다. 금호는 이를 통해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금호는 미쉐린등 외국의 6개 유명타이어회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음달 15일 국제입찰방식을 통해 최종파트너를 선정, 내년 1월에 합작계약을 맺을 방침이다. 합작비율은 50대 50으로 경영권은 금호가 쥐게 된다.
금호의 타이어사업부문은 탄탄한 기술력과 오랜 해외진출 경험으로 외국에서도 높은 브랜드인지도를 갖고 있을만큼 알짜배기 사업. 금호는 타이어사업의 합작 성공여부가 합작그룹 전환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호는 타이어사업부문의 합작을 시작으로 금호케미칼 아시아나항공 금호생명 금호개발 등 전계열사를 단계별로 합작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호케미칼 등 석유화학 2개사는 이미 성사단계까지 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의 이번 합작그룹으로의 변신 결정은 일찌기 합작회사로 전환했던 화학계열 회사들의 성공노하우가 밑거름이 됐다. 금호는 80년대 중반부터 금호폴리켐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몬산토 한국미쓰이화학등 4개 계열사를 50대 50 비율의 합작회사로 운영해왔다. 이들 기업은 금호몬산토가 부채비율이 50%, 자기자본비율이 67%에 이르는등 튼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매년 20∼30%대의 매출액 증가율을 기록해왔다. 특히 IMF한파에 아랑곳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 기업구조조정의 모델로도 인식돼 왔다.
금호의 합작그룹 전환 선언에 대해 재계는 하나의 「실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과감한 체질개선과 경쟁력확보를 위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재계로서는 금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김병주 기자>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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